시나리오1. LCD⋅OLED 사업부 분리 후 매각 

시나리오2. LCD사업-삼성SDI 전자재료사업 합병사 설립

시나리오3. 전자 계열사, 삼성전자로 헤쳐모여


 

삼성그룹 사업 구조 개편과 맞물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이 조만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LCD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LCD는 지난 2004년 이재용 부회장이 일본 소니와 합작사 S-LCD를 설립하면서 직접 챙긴 사업이고, 실제로 경영 능력을 증명했던 만큼 3세 경영을 본격화 하는 현 시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LCD 산업이 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무시할 수 없다. 

 

 

LCD⋅OLED 사업부 분리 후 매각?

 

지난해부터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CD와 OLED 사업부를 분리⋅매각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세계적인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LCD 투자를 지속하면서 수익성 하락은 시간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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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LCD 생산량(Capa) 증가량. /자료=IHS, 하이투자증권

 

글로벌 TV 시장 수요가 꾸준히 줄고 있다는 게 방증이다. 

 

시장조사 업체 IHS는 올해 세계 TV 시장 규모가 971억달러로 작년 995억달러보다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TV 시장은 지난 2010년 1178억달러 규모로 성장, 정점을 찍은 후 점점 하락세를 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4.5세대(730×920mm) LCD 라인(L4) 설비를 중국 트룰리에 매각하면서 대면적 LCD 사업 철수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중국 업체들이 대형 LCD 양산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으로서는 치킨게임이 벌어지기전 손절매를 점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시나리오다.  

 

삼성이 LCD 사업을 매각한다면 중국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L4라인 설비 매각 당시도 중국 티안마⋅에버디스플레이 등 중국 회사들이 경합했다.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 전자재료 합병사 설립?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전자재료사업 통합설도 나온다. 

 

삼성SDI 전자재료 사업 중 편광판 비중이 높고, 주요 고객사가 삼성디스플레이다. 삼성SDI는 지난 5월 중국 우시에 2000억원을 투자해 편광판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다. 우시는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LCD 공장에 인접해 있다. 

 

현재 삼성SDI 전자재료사업의 캐시카우가 편광판이라면 향후 먹거리는 OLED 소재로 꼽힌다. 삼성이 LG처럼 전기자동차 전장부품⋅소재 통합 조직을 만들게 될 경우 삼성SDI의 에너지솔루션부문과 전자재료부문이 분리돼 각각 다른 계열사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와 맞물려 이른바 ‘돈 안 되는’ 사업을 모두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될 경우 LCD 사업과 전자재료 사업도 삼성SDI의 케미칼부문 ‘빅딜’ 사례 같은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전자 사업, 삼성전자로

 

지난 2012년 삼성은 삼성LED를 흡수합병해 삼성전자 부품(DS) 부문 내 사업부로 편입 시켰다.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이 연 매출 2조원을 넘지 못하고 한계에 부딪히자 아예 직접 챙겼다. 반도체 사업 출신들을 대거 배치해 실리콘기반 갈륨나이트라이드(GaN on Silicon) 웨이퍼 개발 등 기술 혁신을 꾀했다. 

 

LED는 당시 LCD TV의 백라이트유닛(BLU) 교체 시기와 맞물려 고성장했다 중국의 과잉 투자와 TV 시장 침체라는 악재를 동시에 맞았다. 현재 LCD 사업이 처한 상황을 미리 겪었다.

 

삼성전자 통합설은 이재용 부회장 승계 구도와도 맞물려 있다. 삼성전자를 완제품과 부품 사업으로 분리하든,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리하든 우선 규모를 키우는 것만으로도 오너의 치적으로 포장할 수 있다.

 

LCD 사업이 당장은 수익을 내고 있다. 삼성이 OLED TV 시장에 드라이브를 건다 해도  대면적 OLED 패널을 양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LCD사업을 지금 시점에서 정리할 실익과 명분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매각보다는 삼성전자 편입 내지 다른 전자계열사와 합병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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