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서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를 생산할 A3라인 2단계 투자 방안을 다음달 발표할 전망이다.


 A3 2단계 투자는 당초 지난 4월로 예정됐으나 A3 1단계 라인 수율 안정화가 지연되고, 글로벌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수차례 미뤄져 왔다.



어느 때 보다 높아진 투자 가능성



A3 2단계 라인의 투자 규모는 원판 투입 기준 1만5000장, 금액으로는 1단계와 같은 2조원 정도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플렉서블 AM OLED 라인에 4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번에 그 중 절반이 집행된다.


장비 반입 시기는 정해 지지 않았지만 다음달 발표에서 장비 반입 스케쥴까지 업체들에게 통보될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장비 업체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다음달에는 A3 2단계 투자와 관련된 스케쥴을 장비 업체들과 공유하기로 했다”며 “재차 연기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어느때보다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반년 가까이 미뤄져 온 A3 2단계 투자가 윤곽이 잡히는 것은 삼성디스플레이의 AM OLED 고객사 기반이 다변화 되면서 판로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 화웨이가 차기 스마트폰에 AM OLED를 대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화웨이는 오는 4분기 구글의 레퍼런스 폰 ‘넥서스7’을 출시할 계획이며, 이 모델에 삼성디스플레이의 5.7인치(1440 x 2560) AM OLED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 2분기 수십종의 AM OLED 샘플을 화웨이측에 전달했다.

 

▲구글 레퍼런스 폰 ‘넥서스6’. 이 제품의 차기작인 ‘넥서스7’은 중국 화웨이가 제조를 맡기로 했으며,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의 5.7인치 AM OLED가 탑재될 전망이다. /구글 제공

 


만약 화웨이가 넥서스7에 삼성디스플레이의 AM OLED를 탑재한다면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외 고객사에는 처음으로 AM OLED를 대량 공급하는 것이 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삼성디스플레이 사이에는 AM OLED 공급과 관련해 독점적인 관계가 형성돼 있었지만, 지난해 연말 그룹 차원에서 이 같은 관례를 깨고 AM OLED ‘외판’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서블 AM OLED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형 고객사 유치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17년 애플이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에 AM OLED를 첫 적용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를 공급사로 검토하고 있는 점도 A3 2단계 투자를 재개하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애플은 2017년 하반기 선보일 신제품에 AM OLED 적용을 검토 중이다. 따라서 늦어도 2017년 초까지는 생산능력과 수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장비 반입과 라인 안정화에 최소 6개월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내년 초 정식 구매발주(PO)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계산이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통상 PO 예정 시점이 6개월을 넘어가면 이는 ‘투자 연기’로 받아들여진다”며 “다음달 A3 2단계 투자 스케쥴 발표시에는 6개월 이내 PO를 낸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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