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서블(휘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를 생산하는 충남 아산 A3 라인에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이용한 무기물 봉지 공정을 도입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무기물 ALD 봉지 공정은 기존 화학기상증착(CVD) 봉지 장비보다 공정 처리 속도가 빠르고, AM OLED 완제품의 유연성이 뛰어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ALD 무기물 봉지 공정을 A3 2단계 투자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ALD 봉지 공정, 최소 2~3년은 적용 안 할 듯



올해 초까지만 해도 삼성디스플레이는 A3 2단계 봉지 공정에 기존 CVD 공법과 ALD 공법 중 하나를 적용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ALD 공법에 대한 연구는 선행 개발 파트에서만 진행하고, OLED 개발실 차원에서는 더 이상 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개발실에서 연구가 진행되는 과제들이 차기 혹은 차차기 양산 투자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적어도 A3 2단계 투자에는 ALD 장비가 봉지 공정에 투입될 가능성은 사라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3 2단계 라인 봉지 공정에 ALD 장비를 투입하지 않기로 했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AM OLED를 곡률 1~2r까지 접는데는 A3 1단계 투자에 사용된 CVD 무기물 봉지 공법보다 ALD 공법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1r은 반지름이 1mm인 원통을 감쌀만큼 AM OLED를 휘는 것이다.


또 ALD는 100℃ 이하 저온에서 공정이 진행돼 생산속도가 빠르다. 원자층 단위로 무기물을 쌓아 올릴 수 있어 산소⋅수분에 취약한 AM OLED 유기 소재들을 완벽하게 보호한다.



AM OLED, 당분간 3r 미만으로 휠 필요 없다고 판단



그러나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직 ALD를 봉지 공정에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ALD가 기존 CVD 대비 수율이 낮고, 무엇보다 당분간은 AM OLED를 3r 미만으로 휠 수 있게 하는 봉지 공정이 불필요하다고 봤다.


ALD 장비로 증착한 봉지 소재가 1~2r까지 버텨 준다고 해도 박막트랜지스터(TFT)로 활용될 저온폴리실리콘(LTPS)이 현 기술로는 1~2r 곡률을 버텨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LTPS에 증착된 폴리실리콘은 3r 미만으로 휘어지면 균열이 발생하면서 깨진다.


따라서 이르면 내년 출시될 삼성전자의 폴더블 패블릿(프로젝트명 '밸리') 역시 3r 미만의 곡률을 구사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이는 완제품을 접었을 때 기준으로 최저 두께가 6mm가 한계라는 뜻이다. 배터리 등 다른 부품의 두께까지 감안하면 완제품은 이 보다 더 두꺼울 전망이다.



 

 

만약 패블릿 두께를 더 줄이기 위해서는 AM OLED가 3r 보다 더 작은 각도로 휘어야 하고, 이는 봉지 공정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무기물 봉지 공정에 ALD 장비가 투입 되어야 하는 셈이다. 



현재 AM OLED 봉지용 ALD 장비는 국내 업체인 원익IPS⋅주성엔지니어링, 미국 비코 등이 생산한다.



봉지(Encapsulation) 란?


봉지는 플렉서블 AM OLED 양산을 위한 핵심 공정이다. 


AM OLED의 주 재료인 유기EL은 산소⋅수분에 취약하다. 이 때문에 기존 리지드(휘지 않는 평면) AM OLED는 유기EL이 증착된 두 기판을 여러층의 유리로 밀봉해 산소⋅수분 유입을 방지했다. 


그러나 플렉서블 AM OLED는 봉지 소재 역시 기판과 함께 휘어야 한다. 유리로 밀봉하면 깨질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0년 9월 미국 바이텍스사로부터 플렉서블 AM OLED 패널에 활용되는 박막봉지 기술인 TFE(Thin Film Encapsulation) 특허를 매입했다. 


TFE는 폴리이미드(PI)에 유기EL을 증착한 뒤 무기물(Inorganic)과 유기물(Organic)을 교차(7층)로 얹어 산소나 수분으로부터 유기EL을 보호하는 기술이다. 


1미크론(micron, 1mm의 1000분의 1) 이하 두께의 무기물 층은 보호 역할을, 1~16미크론 두께의 유기물 층은 무기물 층을 평탄화해 봉지 층이 고르게 증착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기존 TFE는 유기물을 완벽하게 보호해 주지만 층을 여러 겹 얹어야 하는 만큼 공정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단점이다. 특히 여러 층 사이에 미세먼지가 들어가면 결함이 발생하고, 증착되는 박막이 균일하지 못하면 화면 이미지를 왜곡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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