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 브랜드인 재규어가 차기 전기차에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한다. 이 회사의 기존 전기차 전용 모델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탑재한 것과 대비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재규어는 2020년대 출시할 신형 전기 세단에 넣을 배터리로 21700규격 원통형 배터리를 장착하기로 했다. 재규어는 최근 배터리 업계와 진행한 전기차 배터리 입찰 조건에 원통형 배터리여야 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21700 규격 배터리는 배터리 지름이 21mm, 높이가 70mm인 원통형 제품을 뜻한다.


재규어는 2008년 인도 타타그룹이 인수한 영국 태생의 고급차 브랜드다. 올 하반기 브랜드 최초 전기차 아이페이스(I-Face)를 출시할 계획이다. 아이페이스는 파우치형 배터리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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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가 차기 전기차 모델에 원통형 배터리를 넣는다. 사진은 재규어XF / 재규어 제공


재규어의 차기 전기차는 아이페이스와 달리 세단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페이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재규어의 차기 전기차 배터리 입찰 공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재규어는 지난 2016년 차기 전기차 배터리 입찰 공고를 진행했다. 당시 입찰 공고에는 배터리 형태 관련 규정이 없었다.


첫 전기차 아이페이스를 내놓기도 전에 후속 전기차 배터리 입찰 대상을 원통형으로 바꾼 배경에는 출력과 외관 등 다양한 이유가 추정된다.


원통형 배터리는 다른 배터리에 비해 저항 값이 낮아 강한 출력을 내는데 적합하다. 강한 힘을 필요로 하는 휴대용 전동 공구에 원통형 배터리가 사용되는 이유다. 중대형 배터리는 발전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까지는 원통형 배터리 출력을 따라잡지 못한다.


또 다른 이유는 배터리 팩의 크기다. 똑같이 차 바닥에 배터리를 설치한다고 가정했을 때, 원통형이 파우치형 대비 경박단소한 디자인 구성이 가능하다.


기자가 측정한 테슬라 모델S 배터리 팩 두께는 10.2cm다. 여기에 들어가는 배터리 셀은 18650규격 원통형 배터리다. 18은 셀 지름(18mm)을 뜻하고, 65는 높이(65mm)를 의미한다. 이 경우 배터리 셀 공간을 제외한 팩 내 공간은 약 3.7cm로 추정된다. 높이 70mm 크기 21700배터리를 적용하면 배터리 팩 높이를 10.7cm로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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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매장에 전시된 모델S 배터리팩 및 구동부


반면 파우치형 배터리는 발열로 인한 팽창이 발생할 수 있어 셀 사이 냉각 유로를 겸한 3~5mm크기 공간을 남긴다. 배터리 셀 두께는 일반적으로 1.3~1.5cm다.


파우치형 배터리 셀 두께가 1.3cm에 셀 사이 공간이 3mm씩 셀 다섯 개를 쌓는 다고 보면 셀 층 높이는 7.8cm다. 여기에 테슬라의 배터리 팩과 너비가 같다고 가정해 3.7cm를 더하면 배터리 팩 공간은 최소 11.5cm다. 셀 두께 1.5cm에 셀 공간 5mm로 바꾸면 13.2cm까지 높이가 늘어난다.


업계 전문가는 “세단 차량은 SUV(아이페이스)보다 차체가 낮아 안정감을 가져야 한다”며 “배터리가 차지하는 공간을 최소화 해 바닥을 낮추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격도 강점이다.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 셀 단가가 1kWh당 145달러 내외인 데 반해 원통형 배터리 셀 단가는 1kWh당 100달러 내외다. 차량 전체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가격 비중을 낮출 수 있다. 기존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 단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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