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마스크가 처지는 '새깅' 막기 위한 기술
8.5세대 대면적 FMM 증착에서는 도입 불가피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판과 섀도마스크를 수직으로 세워 유기물질을 입히는 ‘버티컬 증착’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대비 기판 면적이 넓은 8.5세대(2200㎜ X 2500㎜) 양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기판을 세우면 섀도마스크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처지는 새깅(Sagging) 현상을 방지할 수 있으나, 양산까지는 여러가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OLED가 적용된 노트북 'ASUS 젠북'. 삼성디스플레이가 8.5세대 OLED 증착 기술을 개발하려는 건 이 같은 IT용 OLED 수요 때문이다 /사진=ASUS
OLED가 적용된 노트북 'ASUS 젠북'. 삼성디스플레이가 8.5세대 OLED 증착 기술을 개발하려는 건 이 같은 IT용 OLED 수요 때문이다 /사진=ASUS

삼성디스플레이-알박, 버티컬 증착 R&D

 

현재 OLED 산업 표준으로 자리 잡은 6세대(1500㎜ X 1850㎜) OLED 증착 공정은 기판에 섀도마스크를 덧대고, 이를 수평으로 챔버 천장에 매단 상태로 진행한다. 고열로 끓인 유기물질이 챔버 내에서 상승하다 기판에 들러 붙어 화소(픽셀)를 형성하는 원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07년 OLED를 첫 양산한 이래 줄곧 수평형 증착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다만 수평 증착은 섀도마스크의 새깅 현상을 막기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섀도마스크는 두께 20μm(마이크로미터) 안팎의 금속 막인데, 천장에 매달려 있는 상태에서는 중력에 의해 아래로 처지게 된다. 마치 텐트에 모기장을 펼쳐 놓으면 가운데 부분이 오목하게 내려오는 것과 유사하다. 섀도마스크는 OLED 적색⋅녹색⋅청색 화소가 정위치에 형성되게 하기 위한 가이드다. 새깅이 심하면 화소가 필요한 위치에 증착되지 않고 불량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새깅은 섀도마스크와 기판 면적이 넓으면 넓을수록 더 취약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8.5세대 OLED 양산 기술 확보를 위해 버티컬 증착 기술을 검토하는 이유다.

기존 수평 증착 기술 예시. FMM(파인메탈마스크)이 섀도마스크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기존 수평 증착 기술 예시. FMM(파인메탈마스크)이 섀도마스크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버티컬 증착은 새깅에서 오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다. 섀도마스크가 중력 방향으로 나란히 서 있기에 새깅이 발생하지 않는다. 비록 업계 주류로 채택되지는 못했지만,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지난 2019년 일본 JOLED에 버티컬 증착 장비를 공급한 바 있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임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8.5세대 OLED 양산 기술 확보를 위해 일본 알박과 협력하고 있는데, 증착은 버티컬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버티컬 증착은 새깅을 막는데 이상적이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다. 특히 유기재료가 균일하게 기판에 도포되게 유도하는 게 어렵다. 

고열로 끓인 유기재료는 온도에 의해 자연적으로 상승하려는 성질을 가지는데, 버티컬 증착은 유기물질을 기판 옆에서 끓여야 하기 때문이다. 마치 벽에 스프레이를 뿌리듯 유기물질이 토출되지만, 역시 온도에 의해 위로 상승하는 성질이 강하다. 

따라서 유기물질이 기판에 최대한 많이 들러붙게 하려면 유기물질을 끓이는 도가니(소스)와 기판의 거리를 가깝게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소스와 기판 사이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우면 기존 증착된 재료들에 데미지를 준다. OLED에 주는 데미지를 최소화하면서 유기재료가 균일하게 들러붙게 하기 위한 최적의 거리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레이저 방식으로 생산한 섀도마스크용 스틱. 이 같은 스틱이 여러개 모여 한 장의 섀도마스크를 형성한다. /사진=APS홀딩스
섀도마스크는 이 같은 스틱을 여러개 이어 붙여 만든 금속막이다. 워낙 두께가 얇기 때문에 중력에 의해 아래로 처지기 쉽다. /사진=APS홀딩스

각종 소재⋅부품 개발도 뒤따라야

 

OLED 소⋅부⋅장 업계가 지금껏 수평 기술로 발전해 왔다는 점에서 후방 산업의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증착 기술의 핵심인 섀도마스크와 소스 기술이 관건이다. 섀도마스크는 종전 협력사인 일본 DNP(다이니폰프린팅)가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에 삼성종합기술원이 개발한 소스를 에스엔에프가 생산, 제조 라인에서 활용해왔다. 이번에도 삼성종합기술원이 관련 기술을 개발할 것으로 보이나 에스엔에프의 참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 증착설비 업체 임원은 “버티컬 증착이 섀도마스크 새깅이 발생하지는 않는다지만 사용할수록 S자로 휘어지는 등의 변형은 발생한다”며 “8.5세대로 넓은 면적의 섀도마스크의 변형을 어떻게 제어할 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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