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식 대비 분진 발생 가능성 최소화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 기술로 검토 중인 수직형 증착에 자기부상 물류 시스템을 처음 적용한다. 자기부상 물류는 기존 접촉식 물류에 비해 분진 발생 가능성을 크게 줄인 솔루션이다.

앞서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 라인에서도 자기부상 물류 방식을 시도했으나 최종적으로는 기존 방식을 고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부상 물류 시스템 개략도. /자료=한국기계연구원
자기부상 물류 시스템 개략도. /자료=한국기계연구원

 

자기부상 물류, 유리기판이 공중에 떠서 이동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물류는 유리기판이 공정과 공정, 챔버와 챔버 사이를 이동하는 과정을 뜻한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6세대 기판은 가로⋅세로 1500㎜⋅1850㎜, 8.5세대는 2200㎜⋅2500㎜ 크기로 거대해 기판을 안정적으로 이동하는 게 고난이도다.

이전까지 기판 물류는 접촉식 기술이 사용됐다. 유리기판을 담는 그릇인 캐리어가 롤러 위를 구르면서 이동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분진(파티클) 발생이 불가피하다. 캐리어 바닥과 롤러가 상시 접촉하면서 마모되는 탓이다. 분진이 챔버 내부를 돌아다니다 기판 위에 떨어지면 불량이 발생한다.

자기부상 물류 시스템은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다. 캐리어 바닥과 기판이 이동하는 경로에 여러개의 전자석을 심은 뒤, 서로 밀어내는 힘으로 캐리어를 바닥으로부터 띄운다. 자기부상열차와 구현 원리가 완전히 동일하다. 

기판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캐리어가 마찰하는 부위가 없기에 분진 발생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자기부상 물류 시스템은 지난 2018년 한국기계연구원도 개발한 바 있다. 당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캐리어는 저속주행(30㎜/S)시 중력방향으로 47.5μm(마이크로미터) 이내 진동하며, 고속주행(500㎜/S)시에는 141μm 이내 진동한다.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장비는 가로 2700㎜, 세로 1300㎜ 캐리어가 장착됐으며, 8.5세대 기판을 절반으로 자른 상태로 탑재할 수 있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 현재는 LCD가 디스플레이로 탑재되지만, 애플은 이를 OLED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8.5세대 OLED 라인 투자는 이 같은 IT용 기기를 위한 것이다. /사진=애플
애플 아이패드 프로. 현재는 LCD가 디스플레이로 탑재되지만, 애플은 이를 OLED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8.5세대 OLED 라인 투자는 이 같은 IT용 기기를 위한 것이다. /사진=애플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는 8.5세대 기판을 자르지 않고 통으로 쓸 예정이며, 기판을 세로로 세워 공정을 진행한다. 거대한 유리기판이 세워져 있으면 넘어지기 쉬운 만큼, 75~80도 각도로 기울여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알박과 수직형 증착장비 물류 기술과 관련해 어느 정도 검증을 완료했다”며 “QD-OLED 설비 도입 당시에도 자기부상 물류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접촉식이 채택된 바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수율이 안정화 된 QD-OLED는 지난해 연말 양산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수율을 저해하는 요소가 산적했다. 그 중에 청색 OLED 증착 공정에서는 분진 제어가 잘 안되면서 수율을 크게 깎아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8.5세대 수직증착에는 자기부상 물류 시스템을 도입해 분진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최소화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관계자는 “8.5세대 수직증착 장비에서 실제 증착(Evaporation)과 관련한 기술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종합기술원 및 캐논도키와 검증하고 있다”며 “알박과의 개발 과정은 물류 시스템 검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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