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면발광으로 65인치 8K도 구현 가능"

2020년 이전까지 LG디스플레이는 TV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에 전면발광(Top Emission)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대중화된 크기의 OLED 패널에서 8K UHD급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배면발광(Bottom Emission) 방식을 버리고 전면발광으로 대체해야 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더 이상 전면발광 전환을 통해 8K 구현에 도전하지 않는다. 

해상도에 따른 정보량 비교.
해상도에 따른 정보량 비교.

 

65인치 WOLED도 8K 가능

 

강원석 LG디스플레이 TV상품기획담당(상무)는 최근 KIPOST와 만나 “8K 구현을 위해 전면발광 기술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며 “이미 65인치에서도 배면발광 방식으로 8K를 구현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고 말했다. 

전면⋅배면발광은 OLED 패널에서 생성된 빛이 TFT(박막트랜지스터)를 기준으로, 어느 방향으로 분출되는지를 나타내는 용어다. TFT를 등지고 나아가면 전면발광, TFT를 통과해서 나아가면 배면발광이다. 

배면발광은 화소(픽셀)의 일정 면적을 TFT에 할애해야 한다는 점에서 해상도⋅휘도(밝기) 등 모든 면에서 불리하다.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은 100% 배면발광 방식으로 생산한다.

특히 배면발광은 패널 사이즈가 작아질수록,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각 화소에 할당되는 면적이 좁아진다. 그 좁아진 면적을 다시 TFT와 나눠써야 한다. 77인치⋅88인치 패널보다 작은 65인치 패널에서 8K UHD 구현을 위해 전면발광으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봤던 이유다. 

전면발광과 배면발광의 구조 차이 개략도. 전면발광이 빛을 내는 화소의 영역이 더 넓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전면발광과 배면발광의 구조 차이 개략도. 전면발광이 빛을 내는 화소의 영역이 더 넓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강 상무는 “WOLED 생산 기술이 개선되면서 이제는 배면발광으로도 8K 패널을 생산하는데 제약이 없다”며 “65인치 제품은 단지 상품전략 차원에서 출시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가 배면발광 방식으로도 8K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은 최근 OLED 내에서 빛을 내는 유기재료의 효율이 크게 개선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4K에서 8K로 해상도를 높이면 화소에 할애할 수 있는 면적이 좁아지는데, 이를 유기재료 효율 개선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화소 크기가 작아지는 대신 각 화소 밝기를 높여 해결하는 것이다. 

통상 배면발광 방식이 전면발광 대비 고주사율 화면 구현에도 불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같은 문제도 대부분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내놓는 8K 해상도의 WOLED 패널은 최대 120Hz(헤르츠)까지 구현한다. 

 

QD-OLED, 마이크로 LED는 아직 4K

 

LG디스플레이가 기존 방식으로 8K 기술을 무리 없이 구현하는 건, 탈(說) LCD 대안으로 떠오른 다른 디스플레이 기술들과의 경쟁 때문에 중요하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유기발광다이오드)나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가 밀고 있는 마이크로 LED TV는 여전히 4K 규격으로만 생산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당시 VD사업부장)이 2020년 CES 개막을 앞두고 마이크로 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당시 VD사업부장)이 2020년 CES 개막을 앞두고 마이크로 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QD-OLED는 8K 해상도까지 감안해 생산기술을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마이크로 LED의 8K 해상도 도달은 요원하다(KIPOST 2022년 7월 6일자 <1억원 넘는 마이크로 LED TV가 왜 4K 해상도에 불과할까> 참조). QD-OLED의 경우에도 8K 해상도 구현을 위해서는 핵심 공정인 QDCF(퀀텀닷컬러필터) 잉크젯 프린팅 공정에 대한 보완 투자가 필요하다. 실제 상품화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OLED나 마이크로 LED 기술은 아직 해상도나 휘도 측면에서 LCD에 미치지 못하는 숫자들이 있다”며 “그나마 LG디스플레이의 WOLED가 양산 역사가 오래된 만큼 LCD와 비슷하거나 개선된 면모를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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