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모니터 시장서 OLED 비중 20%로 늘 것
애플은 아직 모니터용으로는 미니 LED 선호

그동안 미니 LED(발광다이오드) 기술이 독식해 온 고급 모니터 시장에 올해부터 WOLED(화이트 유기발광다이오드)와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가 본격 가세한다. 스마트폰에 사용된 RGB(적녹청) 타입의 OLED는 대형화가 어려웠지만, WOLED와 QD-OLED는 처음부터 TV 시장을 겨냥한 만큼, 모니터 시장을 향한 하방통합이 비교적 수월하다. 

향후 영상편집과 게이밍용 등 고부가 모니터 시장에서 미니 LED 진영과 OLED 진영과의 경쟁이 예고됐다.

애플이 지난 2019년 출시한 '프로 디스플레이 XDR'. 올해 2분기 차세대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광원은 미니 LED를 사용한다. /사진=애플
애플이 지난 2019년 출시한 '프로 디스플레이 XDR'. 올해 2분기 차세대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광원은 미니 LED를 사용한다. /사진=애플

고급 모니터 시장 내 OLED 비중 늘 것

 

29일 시장조사업체 DSCC(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컨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니 LED와 OLED 모니터 시장은 전년 대비 397% 성장했다. 두 제품군은 일반 LCD 모니터 대비 고가 모델로 분류돼 주로 전문가용 제품으로 판매된다.

지난해 1분기에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 두 제품군 출하량이 10만대를 넘긴 이후, 연간으로는 90만대에 육박하는 출하량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두 제품군 출하량 합계는 40만대로 추정됐다. 같은 추세를 유지하면 올해도 고급 모니터 시장이 작년 대비 24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DSCC측은 밝혔다.

고급 모니터 출하량 출이 . /자료=DSCC
고급 모니터 출하량 출이 . /자료=DSCC

주목할 건 고급 모니터 시장 내에서 미니 LED와 OLED의 비중 격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니 LED 모니터 출하량이 OLED의 10배에 달했다. OLED 비중이 10% 못미쳤다는 얘기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전체의 20%를 OLED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OLED에, LG디스플레이는 TV용 OLED 판매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OLED 모니터를 팔고 싶어도 OLED 패널을 모니터용으로 공급해 줄 디스플레이 업체가 별로 없었던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들어 QD-OLED를 제품화 하면서 34인치 모니터용 패널을 출시했고,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연말쯤 42인치 WOLED 패널을 모니터용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그동안 스마트폰과 TV 시장에 주력했던 두 회사가 모니터 시장 진입을 추진하는 만큼 향후 시장에 물량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 

고급 모니터 시장 내 미니 LED와 OLED 제품 비중 추이. OLED 진영 성장이 두드러진다. /자료=DSCC
고급 모니터 시장 내 미니 LED와 OLED 제품 비중 추이. OLED 진영 성장이 두드러진다. /자료=DSCC

TV 기술인 WOLED와 QD-OLED의 하방통합

 

기본적으로 WOLED와 QD-OLED는 TV를 위한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두 기술 모두 발색(색 변환)을 위해 컬러필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소비 전력 측면에서 불리하다. 두 디스플레이를 구동하기 위한 옥사이드 TFT(박막트랜지스터)는 비교적 빠른 전자이동도(평균 10㎝²/VS)를 갖지만, 패널을 소형화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한 점에서 모니터용 제품으로는 가능성을 타진해 봄직 하다. 책상 위에 전원을 연결해 둔 채 사용하는 모니터는 소비전력에서 자유롭다. 20인치대 중반 이상의 패널 크기를 갖는 모니터라면 소형화에 대한 한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QD-OLED와 WOLED가 소비전력⋅소형화가 중요한 노트북PC에 탑재될 가능성은 낮지만, 모니터 제조사라면 두 기술을 고려해 볼 여지가 크다. 

한 디스플레이 업체 임원은 “OLED 특유의 빠른 응답속도와 높은 명암비는 LCD를 기반으로 한 기술인 미니 LED 대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아직 미니 LED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밝기와 해상도다. 미니 LED는 무기물인 LED를 광원으로 쓴다는 점에서 밝기가 1000니트(nit)를 넘나든다. 번인(장시간 사용시 화소가 변색되는 현상)에 대한 부담이 덜하기에 필요한 만큼 밝게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현재 모니터용으로 출시된 QD-OLED나 WOLED의 최대 밝기는 미니 LED 대비 절반 이하다.

해상도 면에서도 OLED는 4K가 한계인 반면 미니 LED를 채용한 모니터는 6K 제품도 나온다. 미니 LED가 시장에서 오랜 기간 검증된 LCD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아직은 여러 측면에서 기술적으로 우위다.

애플 '프로 디스플레이 XDR'. /사진=애플
애플 '프로 디스플레이 XDR'. /사진=애플

이 때문에 애플도 모니터용 패널은 OLED를 배제한 채 미니 LED를 선호하고 있다. 애플이 지난 2019년 선보인 전문가용 모니터 ‘프로 XDR 디스플레이’는 미니 LED를 탑재한 제품이다. 27인치 크기인 프로 XDR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576개 영역으로 나눈 뒤, 각 영역의 밝기를 개별적으로 제어한다. 덕분에 LCD를 기반으로 한 기술이지만, OLED에 뒤지지 않는 100만대 1의 명암비를 구현한다. 

애플은 올해 2분기에 프로 XDR 디스플레이 대비 화면 영역을 2배 세밀하게 나눈 미니 LED 모니터 차세대 제품을 출시할 에정이다. 모바일 제품에는 스마트폰(아이폰)에 이어 태블릿PC(아이패드)에도 OLED 도입을 검토하는 애플이지만, 아직 모니터 만큼은 미니 LED에 올인하고 있다.

DSCC측은 “애플이 차세대 미니 LED 모니터 출시를 위해 이달 중에 생산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 미니 LED 출시에 힘입어 고급 모니터 시장이 올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