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와 달리 준거 삼을 양산 라인 부재
다양한 공급사와 표준이 경쟁 체제

6세대(1500㎜ X 1850㎜) OLED 투자 국면에서 국내 공정을 복제하다시피 했던 중국 패널 업체들이 8.5세대(2200㎜X 2500㎜) 투자는 다소 차별화 된 공정과 협력사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 투자 검토 초기라 최종 결과는 두고 봐야 하지만, 6세대와 달리 8.5세대는 다양한 공정이 경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 /사진=애플
애플 아이패드 프로. /사진=애플

BOE,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수직형 검토

 

2017년 이후 표준으로 굳어진 6세대 OLED 라인은 일본 캐논도키의 유기물 증착 라인이 중심에 있다. 증착 다음으로 핵심 공정이라 할 수 있는 봉지(인캡슐레이션)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PECVD(플라즈마기상화학증착장비)와 카티바의 잉크젯 프린터가 쌍을 이뤄 구비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 공식에서 벗어나는 라인은 LG디스플레이의 경북 구미 E5와 중국 티안마의 우한 1기 라인 정도다. 구미 E5에는 국내 업체인 선익시스템이, 티안마 우한 1기 라인은 일본 알박이 유기물 증착장비를 공급했다. 

이들을 제외하면 LG디스플레이의 경기도 파주 E6, BOE의 B7⋅B11⋅B12, CSOT의 우한 T4는 표준화된 6세대 투자 포맷을 거의 그대로 따랐다. 이들보다 최소 2년 앞선 2015년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들 공정을 이용해 아산캠퍼스 A3의 6세대 라인을 업계 최초로 양산 가동했기 때문이다. 후발주자들은 굳이 독자적인 공정과 공급사를 고려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새롭게 투자가 일어날 예정인 8.5세대 OLED는 사정이 좀 다르다. 아직 어느 패널 업체도 파일럿라인조차 꾸리지 않은 상황이라 백지상태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준거로 삼을 경쟁사 양산 라인이 없다 보니 회사별로 다소 차별화된 공정과 공급사도 후보로 오른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 CSOT
증착 방식 8.5세대 수직형 8.5세대 수평형 8.5세대 수평형 8.5세대 수직형 6세대 풀컷
장비 공급사 알박 캐논도키 선익시스템, 캐논도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미정

 

중국 BOE의 경우, 최근 8.5세대 투자를 위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수직형 증착설비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지난 6세대 투자시기부터 수직형 증착설비 공급을 위해 노력했으나, 양산 라인에 채택되지는 못했다. 그나마 일본 JDI에 공급된 설비가 거의 유일하게 가동되고 있는 정도며, 지난해 비전옥스와 진행한 양산 검증은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OE가 수직형 증착을 고집한다면 일본 알박도 공급할 수 있으나, 알박은 삼성디스플레이와 독점공급계약이 맺어져 있다. 이 때문에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공급사 후보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한 증착장비 업체 관계자는 “BOE는 IT용 OLED 투자에서만큼은 한국 업체들과 차별화를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수직형, 그것도 이 방면에서 추격자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장비를 고려하고 있다는 건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수스의 젠북 17 폴드. /아수스 제공
아수스의 젠북 17 폴드. /아수스 제공

CSOT, 중국 포산시에서 6세대 풀컷 테스트

 

또 다른 중국 패널업체인 CSOT는 본격적인 8.5세대 라인 투자에 앞서 6세대 풀컷 공정을 시험해볼 예정이다. 기존 6세대 공정은 6세대 유리원판을 절반으로 잘라 1500㎜ X 925㎜ 크기로 사용하는데 비해, 풀컷은 원장 그대로(1500㎜ X 1850㎜) 쓰는 방식이다. 원장을 쓴다는 점에서 생산성이 두 배로 늘지만, FMM(파인메탈마스크) 처짐 현상 등 공정상 제어해야 할 요소들 난이도가 크게 높아진다. 

6세대 OLED 공정이 표준화 됐음에도 아직 풀컷 방식으로 양산에 성공한 회사는 없는 이유다. CSOT는 중국 광둥성 포산시 인근에 6세대 풀컷 방식의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CSOT는 아직 8.5세대 투자와 관련해서는 본격적인 투자 검토를 하지 않고 있는데, 6세대 풀컷 공정이 성공하면 8.5세대 투자는 굳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디스플레이 세대별 원장 크기. 8.5세대 원장을 반으로 자른것과 6세대 기판을 원장 그대로 쓰는 것은 생산성에서 큰 차이가 없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세대별 원장 크기. 8.5세대 원장을 반으로 자른것과 6세대 기판을 원장 그대로 쓰는 것은 생산성에서 큰 차이가 없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한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 임원은 “수율이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8.5세대 기판을 반으로 자르거나 6세대 원장을 통으로 쓰거나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8.5세대 원장을 절반으로 잘라 쓰면 기판 면적은 275만㎜², 6세대 원장은 277만5000㎜²다. 

한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 대표는 “삼성⋅LG디스플레이와 BOE⋅CSOT의 투자 양태가 이처럼 다채롭게 펼처지는 건 처음”이라며 “어느 회사가 먼저 안정화를 시키느냐에 따라 업계 표준이 다시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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