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봉지층과 함꼐 TFT 제조에도 ALD 적용 검토
전자이동도 높여 고화질 구현에 유리
저전력 특성에는 기여 없다는 점에서 회의론도

ALD(원자층증착) 장비에 있어 디스플레이 산업은 미답의 영역이었다. 설비 투자비가 비싼데다, 디스플레이 업종에는 ALD가 반드시 필요한 공정이 없었던 탓이다.

그러나 최근 IT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봉지공정에 ALD 도입이 유력하게 추진되는가 하면, TFT(박막트랜지스터) 공정에도 ALD 적용이 검토되고 있다(KIPOST 2022년 1월 17일자 <LG디스플레이, 아이패드용 OLED 라인에 ALD 공정 도입 추진> 참조).

애플 아이패드 프로. /사진=애플
애플 아이패드 프로. /사진=애플

ALD, 옥사이드 TFT 전자이동도 개선

 

OLED 생산 공정에서 ALD 도입이 가장 유력시 되는 분야는 IT용 OLED의 봉지층과 옥사이드 TFT 증착용이다. ALD 봉지층은 산소・수분 침투 방어와 두께 감소에 워낙 탁월해 사실상 도입이 확정적이다. 특히 애플이 아이패드용 OLED 생산에 ALD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하이엔드급 OLED 패널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비해 TFT 생산에 ALD를 적용하는데 대해서는 아직 갑론을박이 많다. ALD 도입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 증가에 비해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IT용 OLED 패널에는 TFT로 옥사이드 타입의 TFT가 사용된다. 옥사이드는 IGZO(인듐・갈륨・아연산화물)이 활성층(Active Layer)을 구성하는 TFT다. TFT는 디스플레이 각 화소를 컨트롤하는 부품인데, 옥사이드 TFT는 비교적 투자비가 저렴하면서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TFT 기술별 특징. /자료=LG디스플레이
TFT 기술별 특징. /자료=LG디스플레이

현재 옥사이드 TFT 생산에는 PECVD(플라즈마기상화학증착) 장비와 스퍼터가 사용된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여기에 ALD를 추가함으로써 전자이동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IGZO 각 금속 성분과 산소 비율을 미세조절해 전자가 TFT 내부에서 더 빨리 이동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상용화된 옥사이드 TFT의 전자이동도는 10㎝²/VS 정도인데, ALD 공정을 적용하면 40㎝²/VS 수준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TFT 전자이동도가 높을수록 더욱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IT용 패널에서의 초고화질 구현을 위해 반드시 ALD 공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대표는 “전자이동도가 빨라지면 TFT를 더 작게 구성할 수 있어 디스플레이 각 화소에 할애하는 면적이 커진다”며 “소형 IT 패널에서 해상도를 높이자면 ALD를 도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트 업체들, 전자이동도보다 저전력에 집중

 

다만 이 같은 ALD의 이점이 실제 세트 업체들이 타깃하는 목표와는 결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OLED를 이용해 스마트폰⋅태블릿PC⋅노트북PC를 만드는 회사들이 옥사이드 TFT를 선호하는 건 높은 해상도(혹은 전자이동도) 때문이 아니라 저전력 특성에 집중됐다는 이유에서다. 

애플이 LTPO를 애플워치에 가장 먼저 적용한 건 저전력 특성 때문이다. /사진=애플
애플이 LTPO를 애플워치에 가장 먼저 적용한 건 저전력 특성 때문이다. /사진=애플

TFT는 각 화소에 온오프(On/Off) 신호를 통해 화면을 제어하는데, 옥사이드 TFT는 오프 신호시 전력을 완벽하게 차단한다. 오프 전력을 잘 차단하면 쓸데없이 전력을 소비하지 않기에 배터리 수명이 늘어난다. 애플이 LTPS(저온폴리실리콘)와 옥사이드의 하이브리드 형태인 LTPO(저온폴리실리콘옥사이드) TFT를 애플워치에 가장 먼저 도입한 이유다. 

배터리 수명이 하루 정도에 불과한 모바일 기기에 옥사이드 TFT의 저전력 특성은 효용이 크다.

그런데 옥사이드 TFT의 저전력 특성은 ALD 공정과는 관련이 없다. 지금과 같은 PECVD⋅스퍼터 중심의 공정으로도 옥사이드 TFT의 저전력 특성을 구현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 저전력 특성 개선 없이 단순히 초고화질 추구를 위해 ALD 공정을 도입하는건 고객사(세트업체) 니즈에 맞지 않을 수 있다.

각 TFT 별 전력소모량 비교. 문턱전압 아래서 IGZO의 전력소모량이 적다. IGZO는 LTPO를 구성하는 한 요소다. /자료=샤프
각 TFT 별 전력소모량 비교. 문턱전압 아래서 IGZO의 전력소모량이 적다. IGZO는 LTPO를 구성하는 한 요소다. /자료=샤프

김현재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ALD는 설비 투자비 뿐만 아니라 전구체(프리커서)도 대규모로 투입돼 운영비가 크게 증가한다”며 “단순히 전자이동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면 ALD 도입에 따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OLED 봉지층 증착에 우선 ALD가 도입되고, TFT용으로 도입될지 여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KIPOST 2022년 2월 23일자 <김명운 디엔에프 대표 "OLED 봉지 공정에 ALD 기술이 대세 될 것">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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