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브레인이 LG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통층 재료 공급망에 진입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용 공정 소재를 공급해 온 솔브레인이 OLED 유기재료를 양산 공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솔브레인, TV OLED용 ETL 공급

솔브레인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하고 있는 재료는 전자수송층(ETL)이다. ETL은 전자주입층(EIL)으로부터 넘어온 전자의 이동 통로에 해당한다. EIL⋅ETL을 차례로 통과한 전자는 발광층에서 정공과 만나 빛을 내는데 기여한다. 따라서 ETL은 정공수송층(HTL) 등과 함께 OLED 공통층을 이루는 주요 소재 중 하나다. 

원래 LG디스플레이는 이 재료를 일본 이데미츠코산으로부터 100% 구매해왔으나, 솔브레인이 이원화 공급업체로 등록됐다. 

다만 솔브레인이 공급하는 재료의 양은 이데미츠코산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여전히 대부분의 ETL을 이데미츠코산에서 구매하며, TV용 OLED 특정 모델에만 솔브레인 재료를 사용한다. 

솔브레인으로서는 지난 2015년 관련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양산공급을 시작했다는 정도의 의미다. 솔브레인은 2015년 이석종 상무를 영입하며 OLED 유기재료 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다. 이석종 상무는 국내 최대 OLED 재료 공급사인 덕산네오룩스 CTO(최고기술책임자) 출신이다. 이 상무는 현재 솔브레인에서 신소재개발부문장을 맡고 있으며, OLED 재료 외에 각종 신규 소재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솔브레인의 공급망 진입으로 OLED 재료 국산화 비율을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해 머크⋅이데미츠코산 등 외산 유기재료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일찌감치 덕산네오룩스⋅두산전자(현 솔루스첨단소재)⋅SFC를 키워온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최근 2~3년 사이 솔브레인 외에 SK JNC(청색 도판트)⋅피엔에이치테크(캐핑레이어) 등이 LG디스플레이 공급망에 진입하며 국산 재료 구색이 좋아졌다. 동시에 OLED 생산량이 크게 늘며 재료 업체들에 대한 구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OLED 재료를 가장 많이 사들이는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45.9%)로, LG디스플레이(28.5%)는 그 다음이다. 2년 전 같은 조사에서 LG디스플레이의 비중은 19.4% 정도에 그쳤었다. 2년 만에 구매 비중이 10% 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한 OLED 재료업체 대표는 “솔브레인을 공급사에 추가한 것은 이데미츠코산과의 재료 단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CI(원가혁신⋅Cost Innovation) 차원”이라며 “비록 ETL 공급량이 많지 않더라도 LG디스플레이에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