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결산 법인...영업익 3배 이상 껑충
중수소 치환 재료에 코로나19용 염료까지
삼성벤처 지분 약 34%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용 청색 재료를 공급하는 에스에프씨가 지난해 평년 대비 두 배가 넘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초 상용화한 중수소 치환 청색 재료 단가가 비교적 높은데다 진단키트 관련 신사업에서도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3월 결산법인인 이 회사는 지난달 말 작년 실적에 대한 보고를 마쳤다. 

SFC가 개발한 코로나19 진단키트용 염료. /사진=에스에프씨
SFC가 개발한 코로나19 진단키트용 염료. /사진=에스에프씨

2020년 매출 1120억원, 영업익 434억원

 

에스에프씨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2020. 4.1~2021. 3.31) 매출 1120억원, 영업이익 43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직전년도와 비교하면 매출은 103%, 영업이익은 250%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은 에스에프씨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지난 20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전까지 가장 큰 영업이익은 지난 2017년(186억원) 기록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예년 대비 큰 실적을 기록한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기존 주력 사업인 OLED용 청색 호스트 및 도판트 재료 단가 상승이다. OLED 업계는 청색 화소 수명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중수소 치환 청색 재료를 도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에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20’용 패널부터 중수소 치환 청색 기술을 적용했다. 

중수소 치환 재료는 화합물 합성 전후에 기존에 결합된 수소를 중수소로 바꾸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염점 에너지와 진동 에너지를 낮추고 분자간 상호작용을 약화시킬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재료의 내열성이 향상되고 청색 소자 수명을 종전 대비 20%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다만 중수소 치환법은 원재료 자체가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제품 공급가도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OLED 재료 업체 관계자는 “TADF(열활성화지연형광) 기술이 이론상 더 효율적이지만, 아직 상용화 난제가 많다는 점에서 중수소 치환기술이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에프씨가 2019년에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312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7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삼성디스플레이 OLED 가동률이 크게 낮아졌던 점을 감안하면 더 큰 폭의 매출 신장을 이룬 셈이다.

지난해 에스에프씨의 특수관계자들과 거래 내역. /자료=금융감독원
지난해 에스에프씨의 특수관계자들과 거래 내역. /자료=금융감독원

여기에 더해 지난해 에스에프씨는 코로나19 진단키트용 형광 염료를 공급해 큰 매출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실시간 RT-PCR(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 검사법은 형광 염료를 이용해 표적 유전자 물질을 검출해낸다. 이러한 방식은 방사성 동위 원소 표지자를 활용하는 종전 PCR 검사 대비 결과를 빨리 확인할 수 있다. 

에스에프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면서 에스에프씨의 진단키트용 형광 염료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같은 유기재료 계통이라는 점에서 OLED 재료 기술력을 이용해 바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스에프씨가 지난해 기존 OLED 재료 거래선들로부터 거둬들인 매출이 6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진단키트용 형광 염료 매출 규모를 대강 가늠할 수 있다. 

실적이 대폭 향상된 덕분에 배당 여력도 크게 늘었다. 2019년 회계연도에는 10억원 정도를 주주들에게 배당했으나, 지난해에는 40억원을 배당했다. 1년만에 배당금이 4배 늘어났다. 이 회사 최대주주는 일본 호도가야화학(지분율 54.79%)이다. 삼성벤처투자도 33.8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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