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LG디스플레이가 살아야 LG전자도 산다
[칼럼] LG디스플레이가 살아야 LG전자도 산다
  • 안석현 기자
  • 승인 2019.10.19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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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D 위기는 LG전자 TV사업의 위기
기술 리더십 위해 LGD와 상생해야

지난 7일 LG전자가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 7811억원. 예상을 뛰어 넘는 숫자에 증권가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연발했다. 1등 공신은 약 4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HA(가전) 사업본부다. 

다만 HE(TV) 사업본부가 뒷받침(2700억원 흑자)하지 못했다면 LG전자의 실적은  ‘백색가전만의 승리’로 퇴색했을 것이다. 스마트폰 사업이 18분기 연속적자에 빠진 동안, 그나마 TV 사업이 버텨주면서 ‘정보가전의 LG’도 명맥을 잇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롤러블 OLED 패널.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롤러블 OLED 패널. /사진=LG디스플레이

그러나 HE 사업본부의 앞날도 밝지만은 않다. 동생인 LG디스플레이가 악화된 LCD 시황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LG전자를 그저그런 TV 세트 업체들과 구분지어주는 포인트는 단연 LG디스플레이의 존재 자체다. 

1970년대 삼성전자가 먼저 컬러 TV를 출시한 이후 LG전자 TV 사업은 늘 삼성전자 그늘에 가려졌다. 규모는 물론, 기술 리더십 역시 항상 반 발짝 더뎠다. ‘만년 2위’ LG전자 TV 사업이 처음으로 삼성전자 대비 확실한 프리미엄을 득한 계기가 OLED TV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첫 OLED TV를 출시 했다. 일본 소니가 지금과 같은 방식의 OLED TV를 내놓은 건 2017년이다. 이 4년간 LG전자는 전 세계 TV 업체중 홀로 OLED TV 시장의 단독 주연이었다. 덕분에 그새 15개로 늘어난 OLED TV 제조사 가운데 LG전자는 아직 자천타천 ‘원조’다. 

이처럼 LG전자가 OLED를 지렛대 삼아 TV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건 LG디스플레이의 존재를 빼고 논하기 힘들다. LG디스플레이는 리스크를 떠안고 수조원을 들여 OLED TV 패널 생산라인을 확장했다. 경기도 파주에는 세계 최초의 10.5세대(2940㎜ X 3370㎜) OLED 라인이 만들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TV 사업의 공생관계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확인했듯, 사람들은 TV의 폼팩터 변화에 열광한다. 65인치 OLED TV가 잠깐 사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마법을 넋 놓고 바라봤다. 

단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LG디스플레이가 현재의 위기를 무탈히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구조조정을 시행 중인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임원⋅담당 조직 25%를 감축하는 등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안석현 콘텐츠 팀장(기자).
안석현 콘텐츠 팀장(기자).

자칫 군살빼기라는 명목 하에 선행기술 연구개발 등 미래 역량까지 갉아먹는다면, 이는 비단 LG디스플레이의 위기로 끝나지 않는다. 경쟁력 잃은 LG디스플레이의 위기는 LG전자 HE 사업본부의 위기로 옮겨붙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정보가전을 뺀 LG전자는 백색가전 회사로 전락할 수도 있다.

한 LG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LG디스플레이 덕분에 LG전자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대해 가지는 바게닝 파워(협상력)도 상당합니다. LG디스플레이가 기세를 잃으면 LG전자가 지금처럼 유리한 조건으로 중국 패널 업체와 거래하기 힘들 것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살아야 LG전자도 산다. 바꿔 말하면 LG디스플레이가 죽으면 LG전자도 죽는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관계가 순망치한(脣亡齒寒)이 될지 줄탁동시(啐啄同時)가 될지, 선택은 LG전자의 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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