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용 OLED 공급 여부 결정
광저우 TV용 OLED 라인, 양산 준비 박차

LG디스플레이에 있어 6월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의 새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중요 고비다. 중소형과 대형 OLED 사업에서 중요한 이벤트를 각각 하나씩 남겨두고 있다. 이달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향후 LG디스플레이의 OLED 사업의 방향과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가을 출시된 애플 아이폰 Xs, Xr, Xs맥스. /사진=애플
지난해 가을 출시된 애플 아이폰 Xs, Xr, Xs맥스. /사진=애플

LG디스플레이, 애플 물량의 10% 미만 담당할 듯

 

중소형 OLED 부문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올 가을 출시될 아이폰 신모델에 LG디스플레이가 OLED를 공급할 수 있느냐다. 이를 위해 애플과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초부터 샘플 품질 테스트와 라인 테스트를 진행했고, 이제 결과가 나오기 직전이다.

LG디스플레이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애플의 최종 승인이 이르면 6월 중순, 늦어도 월말에는 나올 예정”이라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애플쪽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서 결과를 낙관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아이폰용 OLED 공급 시도는 올해가 두 번째다. 지난해 경기도 파주 E6-1 라인에서 생산한 OLED로 공급을 타진했으나 끝내 승인에 실패했다. 올해는 라인을 바꿔 E6-2에서 생산된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승인을 진행 중이다.

E6의 1라인과 2라인은 증착 장비는 일본 캐논도키가 공급한 것으로 동일하다. 다만 산소⋅수분을 막아주기 위한 봉지 공정 장비가 일부 다르다. 1라인의 유기물 봉지용 잉크젯 프린터는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이, 2라인은 미국 카티바가 공급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A3 애플 전용라인의 유기물 봉지 장비는 전량 카티바 제품이 설치되어 있다.

LG디스플레이 경기도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경기도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사진=LG디스플레이

만약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품질 승인을 통과한다면 올해 약 500만개 안팎의 패널을 공급하게 될 전망이다. 애플이 한 해 7000만~8000만개 정도의 OLED 패널을 구매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물량의 10%에 약간 못미치는 양을 담당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한 5.8인치 OLED 패널 가격이 1개당 95달러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하면 LG디스플레이로서는 5000억원 안팎의 신규 매출이 예상된다.

다만 손익 관점에서는 오히려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하면 아직 6세대(1500㎜ X 1850㎜) OLED 패널 생산 경험이 짧아 수율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수율이 낮으면 변동비가 증가하면서 전사 손익에는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 양산 개시에 따른 감가상각비는 별도다. LG디스플레이의 E6-2 양산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추가분은 분기당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비록 LG디스플레이가 담당하게 될 물량 자체가 많지는 않지만 일단 신규 공급사에 이름을 올린다는 게 중요하다”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애플 OLED 수주에 실패하면 E6 라인 투자 책임론도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E6 라인은 처음부터 애플 아이폰용 OLED 물량 수주를 목표로 기획됐다.

 

中 광저우 라인, 양산 하루라도 앞당겨야

LG전자 OLED TV. /사진=LG전자
LG전자 OLED TV. /사진=LG전자

TV용 대형 OLED 사업의 성패는 광저우 OLED 공장의 양산 가동 시기를 얼마나 앞당길 수 있느냐에 달렸다. 당초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양산 가동을 계획했다가 6월로 시점을 앞당겼다. 하루가 멀다하고 가격이 빠지는 LCD 사업에 비해 아직 TV용 OLED는 시황이 좋고, 고객사 요청도 줄을 잇기 때문이다.

특히 광저우 공장은 8.5세대(2200㎜ X 2500㎜) OLED 라인으로는 처음 다중모델생산(MMG) 방식이 적용됐다. 한 장의 기판에서 65인치와 55인치 패널이 동시에 생산된다. 파주의 기존 TV용 OLED 라인들에 비하면 생산성이 30% 높다. 이미 TV용 OLED 사업의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한 LG디스플레이로서는 광저우 OLED 공장은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

다만 광저우 OLED 라인 역시 아직 양산 가동에 착수하지 못했다. 이번에 LG디스플레이가 새로 구성한 유기재료 세트의 밸런스가 아직 맞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기재료 세트는 OLED 패널에 증착되는 적⋅녹⋅청색 및 공통층 소재 꾸러미다.

업체별 디스플레이 생산능력 추이. 이미 생산능력 면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강세를 막을 수 없는 상태다. /자료=IHS마킷
업체별 디스플레이 생산능력 추이. 이미 생산능력 면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강세를 막을 수 없는 상태다. /자료=IHS마킷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라인 가동과 함께 각 재료의 성능을 업그레이드 했는데, 녹색 재료의 밸런스가 잘 맞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기재료 조성 특성상 초록색 재료의 성능 개선이 가장 용이하고, 청색이 가장 어렵다.

이 때문에 시험 가동 초기 초록색 재료가 두드러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마치 ‘2인 3각’ 경기에서 한 사람이 지나치게 빨리 달려도 결과적으로는 빨리 달리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 유기재료 업체 관계자는 “초록색 재료의 밸런스 문제는 흔하게 발생하는 만큼 LG디스플레이가 조기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TV용 OLED 패널 수요가 강력한 만큼 하루빨리 라인을 양산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