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대 투자 국면에 집중했던 캐논도키
다이렉트 패터닝 OLEDoS 장비도 본격 개발
선익시스템과 경쟁구도 형성 전망

일본 증착장비업체 캐논도키가 삼성디스플레이의 다이렉트 패터닝 방식의 OLEDoS(OLED on Silicon) 장비 개발에도 본격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RGB(적색⋅녹색⋅청색) 화소를 실리콘 웨이퍼 위에 직접 증착하는 장비 개발을 위해 선익시스템과 협력해왔는데, 향후 캐논도키와의 경쟁 구조를 형성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캐논도키와도 RGB OLEDoS 장비 개발

 

다이렉트 패터닝 방식의 OLEDoS를 양산하기 위한 핵심 기술은 ▲메탈마스크를 제조하는 기술과 ▲이를 기판 위에 정확하게 정렬한 뒤 유기물을 입히는 증착장비 기술로 분류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메탈마스크 제조 기술로는 최근 인수한 이매진 방식과 APS 방식을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이매진은 실리콘 웨이퍼를 가공해 미세한 구멍을 뚫는 SMM(Silicon Metal Mask), APS는 인바 시트에 구멍을 뚫는 FMM(Fine Metal Mask)을 개발 중이다. 

이처럼 복수의 대안을 마련한 메탈마스크와 달리, OLEDoS 증착 장비 개발은 선익시스템이 핵심 역할을 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5월 선익시스템에 RGB OLEDoS용 증착장비 1기를 발주한 바 있다. 이 설비가 올해 연말 용인시 기흥연구소, 혹은 아산캠퍼스 A1 라인 내에 반입된다(KIPOST 2023년 5월 24일 <삼성디스플레이, RGB OLEDoS용 증착장비 발주> 참조).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 전략에서 핵심 역할을 해온 캐논도키가 OLEDoS 장비 개발에서 존재감이 적었던 건 8.6세대(2250㎜ X 2600㎜) IT용 OLED 장비 수주전에 전사 역량을 집중한 탓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캠퍼스 A2 라인에 W(화이트) 방식의 OLEDoS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있는데, 캐논도키는 기존에 공급했던 5.5세대(1300㎜ X 1500㎜) 증착장비를 OLEDoS 장비로 개조하는 정도로만 참여했다. 이는 RGB 화소를 기판에 직접 패터닝하는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OLEDoS. /사진=소니
OLEDoS. /사진=소니

다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캐논도키와도 RGB OLEDoS용 증착장비 개발 논의를 본격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IT용 8.6세대 투자 국면이 1차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캐논도키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여력이 생겼다”며 “개발이 성공하면 오는 2025년 말에서 2026년 정도에 반입하는 스케줄”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캐논도키에 메탈마스크 정렬(얼라인) 오차를 0.1μm(마이크로미터) 수준까지 구현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종전 6세대 증착장비의 정렬 오차가 2μm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밀도를 20배 높여야 가능한 수치다. 

디스플레이 1인치 안에 위치하는 픽셀의 수가 스마트폰은 500ppi(Pixels per Inch) 안팎인데 비해, OLEDoS는 3000ppi 이상으로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공간에 더 많은 화소를 배치해야 한다면 개별 픽셀의 정렬 오차 허용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사진=캐논도키
/사진=캐논도키

 

선익시스템 VS. 캐논도키 투 트랙으로

 

따라서 향후 삼성디스플레이의 RGB OLEDoS 증착장비 개발 구도는 기존 선익시스템과 캐논도키 간 투 트랙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선익시스템은 이미 관련 발주를 받았고, 앞서 공동 개발을 진행해 온 만큼 상대적으로 앞서있다. 특히 6세대⋅8.6세대 같은 대형 기판용 증착설비에 기술이 특화된 캐논도키와 달리, 선익시스템은 이미 중국 시장에 OLEDoS용 증착 장비를 다수 양산 공급했다. 소형 기판용 양산 기록은 선익시스템이 월등하다. 

그러나 캐논도키는 OLED 증착 기술 역량이 가장 뛰어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최종 고객사가 될 애플이 선호한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애플이 선호한다는 건 삼성디스플레이도 외면할 수 없는 포인트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RGB 다이렉트 패터닝 OLEDoS는 WOLEDoS 대비 공급 단가가 비쌀 수 밖에 없기에 애플 외에는 이를 대량 구매할 고객사가 없을 것”이라며 “결국 OLEDoS 투자 국면도 향후 애플이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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