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oS(OLED on Silicon) 시장이 개화하면서 관련 장비 업계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OLEDoS는 기존 스마트폰용 OLED와는 구조가 차별화되고, 공정 표준화가 덜 진행됐다는 점에서 새로 진입하는 회사들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 

넥스틴, 디스플레이 시장 첫 노크

웨이퍼 패턴결함 검사장비 업체 넥스틴은 최근 OLEDoS용 검사장비를 개발, 디스플레이 회사들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패널 회사들과는 파일럿 수준의 공급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넥스틴의 패턴결함 검사장비(모델명 이지스)는 UV(자외선) 산란광을 이용해 웨이퍼 상에 원하는 형태의 패턴이 형성됐는지를 nm(나노미터) 단위까지 점검하는 설비다. 현재 국내외 메모리・비메모리 생산라인에 양산 공급되고 있다. 이처럼 100% 반도체 고객사만을 상대하던 넥스틴이 디스플레이 시장을 노크하게 된 건 OLEDoS 투자 논의가 활발해지면서다. 

스마트폰용 OLED를 생산하던 6세대(1500㎜ X 1850㎜) 라인에는 앞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업력을 쌓아온 검사장비 회사가 즐비하다. HB테크놀로지・영우디에스피・디아이티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들 회사는 OLEDoS 처럼 300㎜ 웨이퍼 기반 소자에 대한 검사 노하우는 적다. 또 OLEDoS는 검사 단위가 1μm(마이크로미터) 안팎까지 축소돼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 OLED 검사장비 회사들이 대응하기는 난관이 크다. 이에 비해 반도체 라인에서 nm 단위까지 검사하던 넥스틴 설비에 OLEDoS 검사는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넥스틴 관계자는 “현재 장비로 1μm 이하 픽셀도 검사할 수 있다”며 “향후 5000 PPI(1인치 당 픽셀수)까지 OLEDoS 기술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규격 검사 장비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젯, OLEDoS용 TFE 설비 개발

OLED용 TFE(박막봉지) 장비업체 유니젯은 OLEDoS용 TFE 설비 양산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TFE는 증착이 끝난 OLED를 산소⋅수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얇은 투명막을 씌워주는 공정이다. 유기물을 입히는 잉크젯 프린터와 무기물을 입히는 PECVD(기상화학증착장비)가 TFE 장비 한 쌍을 이룬다. 

유니젯은 2020년 이전 6세대 투자 국면에서 유기물용 TFE 설비를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에 공급하기 위해 분주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회사 잉크젯 프린터가 6세대 OLED 라인에 양산 도입되지는 못했다. 

 경쟁사인 미국 카티바의 아성이 워낙 드높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삼성디스플레이・BOE・티안마・비전옥스 등 대부분의 패널 업체들이 6세대 잉크젯 프린터로 카티바 장비를 도입했다. LG디스플레이는 관계사인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으로부터 관련 설비를 구매했다. 

유니젯이 OLEDoS용 잉크젯 프린터 양산 공급 가능성을 높게 보는 건, OLEDoS 분야에는 아직 카티바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카티바는 지난 2020년 주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구조조정을 거치는 등 내홍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OLEDoS 시장에 대응할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주 유니젯 이사는 “현재 0.2μm 두께까지 유기물 봉지막을 컨트롤 하면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며 “조만간 해외 고객사 양산 라인에 장비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OLEDoS 공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유기물 증착 장비 분야 역시 아직은 무주공산이며, 선익시스템이 여러 양산 라인에 설비를 공급하고 있다(KIPOST 2023년 5월 24일자 <삼성디스플레이, RGB OLEDoS용 증착장비 발주> 참조). 6세대 유기물 증착 장비 시장에서 일본 캐논도키에 압도됐던 것과 비교하면 이후로도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OLEDoS는 아직 시장이 불분명하고, 상대적으로 장비 가격도 낮은 편이라 기존 대형 장비사들이 진입을 주저하고 있다”며 “신규 플레이어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