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당 4만개 안팎 출하
내년 6월까지 신규 증착 라인 반입
"애플 비전프로 보급형 위해 OLEDoS 병목 풀어야"

애플이 최근 선보인 공간 컴퓨팅 기기 ‘비전프로’는 향후 저변 확대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바로 OLEDoS(OLED on Silicon) 수급 안정화다. 비전프로에 탑재되는 다른 소재⋅부품들 공급능력이 상대적으로 여유있는데 비해 OLEDoS 만큼은 협력사 소니의 제한적인 공급량에 의존해야 한다.

OLEDoS. /사진=소니
OLEDoS. /사진=소니

 

씨야, 소니의 대안으로 부상할까

 

중국 씨야가 비전프로용 OLEDoS 공급사 후보로 주목받는 건 이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씨야의 OLEDoS 출하량은 4만1000개로, 점유율 7.5%를 차지했다. 매 분기 35만개 안팎의 OLEDoS를 출하하는 소니에 비해서는 아직 생산량이 많지 않지만 채 1만개도 출하하지 못하는 BOE 대비 확실히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다. 

특히 설비 투자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향후 성장성을 높게 만든다. 씨야는 지난 6월 선익시스템에 322억원 규모의 OLEDoS용 증착설비를 발주했다. 씨야가 선익시스템에 증착장비를 발주한 건 지난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에 발주나간 증착설비 반입이 완료되는 내년 6월에는 OLEDoS 생산능력이 현재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18년에 발주나간 증착장비 대금이 295억원, 지난 6월 대금이 322억원이어서 현재 생산량과 비슷한 규모가 추가될 전망이다. 

씨야는 기술 갈래로 보면 소니와 동일한 WOLED + CF(컬러필터) 방식이다. OLED로 만든 백색 빛을 CF를 통해 적색⋅녹색⋅청색으로 구분 발색한다. 기존 유리기판에 만들던 스마트폰용 OLED처럼 적색⋅녹색⋅청색을 직접 패터닝하는 방식 대비 PPI(1인치 당 화소수, 화소밀도)를 높이기가 유리하다. FMM(파인메탈마스크)⋅SMM(실리콘메탈마스크)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WOLED + CF 방식의 OLEDoS 수직구조. /자료=소니
WOLED + CF 방식의 OLEDoS 수직구조. /자료=소니

씨야는 지난 2019년 1.03인치 크기의 OLEDoS 개발을 발표했다. 이 패널의 해상도는 2560 X 2560, 1인치 당 화소밀도는 3500PPI다. 애플이 선보인 비전프로용 OLEDoS가 3400PPI였다. 

물론 씨야가 애플의 극악한 품질 기준을 뚫고 납품에 성공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겠으나, 현 시점에서 소니를 제외한 유력한 OLEDoS 공급 대안인 것은 사실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WOLED + CF 방식 OLEDoS 보다는 적색⋅녹색⋅청색을 직접 패터닝하는 RGB OLEDoS에 방점을 찍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직 OLEDoS 양산 투자에 돌입하지 않았다. 당초 지난해 가을쯤 선익시스템에 OLEDoS용 증착장비 발주가 나올 것으로 봤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비전프로용 OLEDoS를 독점하고 있는 소니는 현 수준에서 생산능력을 제고할 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마트폰 OLED 시장에서의 BOE처럼 캡티브 마켓이 없고, 써드파티 포지션의 공급사라는 측면에서 삼성디스플레이⋅소니보다 씨야가 애플의 구미에 더 맞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사견임을 전제로 “현재도 생산능력이 부족하지만 애플이 비전프로 보급형 모델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려면 소니 외의 OLEDoS 공급 업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기술 수준이나 생산능력 면에서 씨야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세대 비전프로는 M2 프로세서에 이미지 처리용 R1칩, 12GB의 램을 탑재해 3499달러로 시작가가 책정됐다. 업계는 애플이 내후년쯤 비전프로의 스펙을 낮춰 보급형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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