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사각형 규격에서 300㎜ 원형 규격으로 전환
설비 개조는 WOLED 방식 OLEDoS에 국한

삼성디스플레이가 A2 라인 내 5.5세대(1300㎜ X 1500㎜) 일부 증착장비를 OLEDoS(OLED on Silicon)용 설비로 개조한다. A2는 기존 유리기판 기반의 4분할(650㎜ X 750㎜) 생산 방식이 적용된 곳으로, 저가 스마트폰용 패널과 일부 IT용 패널을 생산해왔다.

향후 OLEDoS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는 동시에 경쟁력이 떨어져가는 5.5세대 설비 생명연장의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 VR 기기 컨셉트 사진. /사진=맥루머스
애플 VR 기기 컨셉트 사진. /사진=맥루머스

 

5.5세대 OLED 장비, OLEDoS용으로 재탄생

 

최근 일본 캐논도키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내 A2 라인 내 5.5세대 증착장비 일부를 OLEDoS 증착장비로 개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A2는 5.5세대 규격 OLED를 생산하는 라인이지만, 유리기판을 4개로 잘라 공정을 진행한다. 이 때문에 실제 증착장비 내에 투입되는 유리기판의 크기는 가로⋅세로 650㎜⋅750㎜ 정도다. 

OLEDoS가 생산되는 실리콘 기판은 직경 300㎜ 원형이므로, 직사각형 기판에 규격화된 장비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물류 관련된 모듈과 소스(증발원)의 디자인도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유리기판에 실리콘 웨이퍼를 부착한 상태에서 공정을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웨이퍼 직경에 맞게 물류 시스템을 개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캐논의 또 다른 장비회사 캐논아넬바로부터는 메탈 증착용 스퍼터 설비도 도입할 예정이다. 

W OLEDoS(왼쪽)와 RGB OLEDoS. /자료=이매진
W OLEDoS(왼쪽)와 RGB OLEDoS. /자료=이매진

다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5.5세대 라인의 OLEDoS 전환을 WOLED 타입의 OLEDoS에만 적용하기로 했다. WOLED 방식 OLEDoS는 TV용 WOLED 기술을 실리콘 기판 위에 구현한 것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적색⋅녹색⋅청색 유기물질을 수직으로 쌓아 백색광을 만들고, 앞에 컬러필터를 대 색상을 발현하는 식이다(KIPOST 2023년 1월 12일자 <삼성디스플레이, OLEDoS 개발은 RGB+W 투 트랙으로> 참조).

이는 소니가 실제 양산하고 있는 OLEDoS 기술이기도 하다. 모바일용 OLED 생산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FMM(파인메탈마스크) 기술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비교적 생산이 수월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종전 장비 개조 방식의 투자를 WOLED 방식 OLEDoS에만 국한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삼성디스플레이는 WOLED 방식 OLEDoS를 소니를 따라하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평가한다”며 “이 때문에 해당 기술에는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면서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의 RGB OLEDoS는 A1에 투자

 

따라서 삼성디스플레이에게 WOLED 방식 OLEDoS는 RGB 타입 OLEDoS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 역할에 그칠 전망이다. RGB OLEDoS가 디스플레이 품질이나 전력효율 면에서 WOLED에 압도적이지만, 당장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WOLED OLEDoS를 과도기적으로 생산하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사업장 입구.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사업장 입구.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RGB OLEDoS 라인은 천안 A1 내에 새롭게 구축한다. WOLED 방식 OLEDoS와 달리 증착장비를 OLEDoS의 실리콘 웨이퍼 규격에 맞게 새로 설계한다. 캐논도키를 비롯해 국내 몇몇 장비 업체들이 삼성디스플레이와 RGB OLEDoS 전용 증착 시스템 개발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RGB 타입 OLEDoS 양산을 위해서는 500 PPI(1인치당 화소수) 언저리에 머무르고 있는 화소밀도를 3000 안팎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난제가 있다”며 “그러나 OLEDoS 기술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인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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