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S, 자율주행 4단계 이상에는 필수
최근 유럽에서는 MaaS 시범 사업 진행 중

최근 통신 및 자율주행 업계의 화두인 C-ITS(Cooperative-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차세대 지능형 교통 체계) 표준을 놓고 분주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C-ITS가 모든 도시 교통수단을 서비스 형태로 소비하는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의 핵심 키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영준 국가혁신클러스터 R&D 연구단장은 16일 KT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디지털-X 서밋 2021’ 패널토의에서 한국이 DSRC(근거리전용무선통신)와 C-V2X(이동통신기반 차량사물통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최초로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 /자료=IEEE

C-ITS는 기존의 ITS(지능형 교통 체계)에서 한 단계 진화한 교통 운영·관리 시스템이다. ITS는 대중교통 환승 시스템, 버스 도착 정보 알림 등 각종 첨단 기술을 활용해 교통의 효율성을 높인다. C-ITS는 여기에 더해 V2V(차량간), V2I(차량-인프라간) 통신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하고 운전자 중심의 도로 교통을 구축하는 게 골자다.    

문 단장은 C-ITS에 대해 "통신을 이용해 차량·인프라·센터·사람 등을 연결하기 때문에 안정성과 친환경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DSRC를 기반으로 C-ITS 사업을 시작했으나 최근 C-V2X를 접목하고 있다. 문 단장은 "우리는 C-V2X 방식에서는 유럽 국가에 비해 다소 뒤처지는 면이 있으나 DSRC와 셀룰러를 합친 하이브리드 형태는 가장 빨리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운전자 개입 없는 완전한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C-ITS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자율주행 차량에 탑재된 센서를 활용해서는 최대 200미터까지 위험을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향후 자동화 레벨이 더 올라갈 경우, 차량 뿐 아니라 외부에서 각종 도로 정보가 전달돼야 안정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이재관 한국자동차연구원 스마트카연구본부장은 "레벨3 정도까지는 자동차 기술만 가지고도 충분히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4~5단계가 되려면 차량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에서 시도되고 있는 마스가 향후 C-ITS의 킬러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마스는 버스·철도·공유차량 등 이동 수단에 대한 정보를 종합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경로와 방법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자가용·대중교통 등 이동 수단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모든 교통 수단이 서비스의 형태로 통합 소비되는 것을 의미한다. 문 단장은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C-ITS가 완벽하게 구현된 사례는 없다”며 "최근 유럽에서 초점을 가지고 진행 중인 사업은 도심에서 마스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는 도시의 기본적인 수송·물류 체계 기능을 향상시킨다. 2025년 경이면 국내에도 관련 서비스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단장은 “이미 전세계 40개 도시에 자율주행 셔틀이 운행 중”이라며 “근거리 이동시 자가용만큼이나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대중 교통 수단이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C-ITS 기술이 접목되면 도시의 교통 혼잡 문제는 물론 최근 화두인 환경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 

C-ITS(Cooperative-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자료=KT

국내 C-ITS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는 C-ITS와 관련해 2개의 시범사업과 5개의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시범사업은 대전~세종 간 도로 시범 사업과 차량 인프라 해킹 방지 사업이 있다. 실증사업은 현재 서울·제주도·울산·광주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 별로 관련 사업을 진행한다.

남궁성 한국도로공사 ICT융합연구실장은 특히 제주도에서 진행 중인 긴급차량 우선 신호 서비스를 C-ITS의 모범 사례로 꼽았다. 남 실장은 “현재 한국도로공사는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기술의 수혜자인 사용자들이 어떻게 느끼고 적응하는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며 “제주도 사업이 가장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광 지역의 특성상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고 육지와 단절된 도서 지역이라 변수들이 제약돼 인과관계 분석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C-ITS 전면 도입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우선 DSRC의 경우 단말기 보급이 필요한데 이를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아직 불투명하다. 또 셀룰러로 시스템이 확장될 경우 KT를 비롯한 국내 통신사들이 이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할 것인지의 여부도 불확실하다. 문 단장은 “과연 통신 3사가 5G 인프라를 위한 투자를 적정한 수준으로 할 수 있을 것인가와 향후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과금 체계도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강림 KT AI 모빌리티 사업단장은 "C-ITS 분야에서 교통 DX를 통해 이용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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