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애널리시스 분석
"ArFi로 5nm 양산할 때, 원가 상승분 최대 20%"

최근 7nm급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출하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중국 SMIC가 2026년 내 5nm급 칩도 성공적으로 양산할거란 전망이 나왔다(KIPOST 2023년 9월 18일자 <SMIC 생산능력으로 화웨이 7nm 칩 몇 개를 만들 수 있을까> 참조).

SMIC가 이미 보유한 ArFi(불화아르곤 이머전) 노광 장비로도 5nm 기술을 구현할 수 있고, 멀티패터닝에 따른 원가 상승은 보조금으로 감내할 정도라는 설명이다. 

EUV 노광장비 내부. /자료=ASML
EUV 노광장비 내부. /자료=ASML

 

SMIC N+3 공정, N+2 대비 최대 20% 원가 상승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SMIC가 N+3 공정을 개발하고 있으며, 오는 2025~2026년 사이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N+3은 SMIC의 5nm 공정 이름이다. 앞서 화웨이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에 장착된 7nm 칩은 SMIC의 N+2 공정에서 제작됐다. 

딜런 파텔 세미애널리시스 연구원은 “SMIC가 보유한 ASML의 ‘NXT:1980Di’ 노광 장비의 성능을 감안하면 패터닝⋅오버레이 성능면에서 7nm는 물론, 5nm 칩을 구현하는데 부족함이 없다”며 “단지 원가의 문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TSMC 역시 7nm까지는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 없이 ArFi만으로 반도체를 생산했다. EUV를 쓸지 말지는 EUV를 도입했을 때 절감할 수 있는 멀티패터닝 비용과, EUV 도입에 따른 전체 플랫폼 비용 증가분을 비교해 결정하게 된다. 

EUV는 여러번에 걸쳐 만들 패턴을 한 번에 그릴 수 있게 만들어 효율적이지만, 노광 장비 자체 가격이 비싼데다 포토레지스트⋅블랭크마스크 등 모든 부자재 가격이 높아지는 탓에 반드시 원가를 줄여주는 것도 아니다. TSMC는 EUV를 도입했을 때 절감 비용이 더 높아지는 시점을 5nm로 잡은 것일 뿐, EUV 없이도 5nm 칩 생산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세미애널리시스는 SMIC가 EUV를 도입하지 않고 멀티패터닝을 구사함으로써 부담해야 하는 노광 공정 비용 증가분을 55~60% 정도로 추산했다. 다만 노광 공정이 전체 반도체 생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30%다. 이를 감안하면 SMIC가 EUV 없이 5nm 칩을 생산하는데 따르는 원가 상승분은 18%(0.6 X 0.3), 최대 20% 이하라는 계산이 나온다. 

화웨이 '메이트 60 프로 플러스'. /사진=화웨이
화웨이 '메이트 60 프로 플러스'. /사진=화웨이

미국 퀄컴이 지난 2021년 삼성전자 ‘갤럭시S21 울트라'용으로 공급한 ‘스냅드래곤888(5nm 공정 적용)’ 단가가 약 150달러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제조사 마진을 감안하지 않고 여기서 20% 원가 상승분을 합치면 SMIC가 대략 180달러 정도에 5nm 칩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정책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때, 이 정도면 시장에서 승부하기에 충분한 가격이라고 세미애널리시스는 주장했다. 중국 외 다른 국가의 민간 기업이라면 경쟁사와의 가격 경쟁력 열세 탓에 양산이 불가능하겠지만 보조금을 받는 중국 기업은 좀 다르게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나 중국 내에서 필요한 군사용 반도체는 어차피 해외 수급이 불가능한데, 이 같은 방식으로 자급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TSMC의 5nm 공정도 실제 가장 좁은 회로선폭은 28nm 정도”라며 “공정 이름이 회로선폭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ArFi로도 웬만한 수준의 반도체는 다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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