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N+1 대비 수율 제고했을 듯

/사진=S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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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메이트60 프로’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에 SMIC의 7nm(나노미터) 공정 기술이 적용됐음을 처음으로 외부기관이 확인했다. 메이트60 프로용 AP는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SMIC가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화웨이는 그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반도체 산업 전문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는 메이트60 프로에 탑재된 AP가 SMIC의 N+2 공정으로 생산됐다고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테크인사이트는 시중에 발매된 반도체 관련 제품을 입수해 역설계(리버스엔지니어링) 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파악하는 회사다. 지난 2022년 SMIC의 N+1 공정에서 미네르바의 7nm 칩이 생산됐음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도 테크인사이트다. 

이번에 메이트60 프로용 AP를 만든 N+2 공정은 앞서 미네르바 칩에 적용된 N+1에서 한층 진보된 기술로 추정된다. 통상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없이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의 한계는 14nm로 추정한다. 다만 여러번에 걸쳐 노광-식각을 반복하는 ‘멀티패터닝’ 기술을 쓰면 EUV 없이도 7nm급 반도체를 만들 수는 있다. 노광-식각을 반복함으로써 수율이 크게 떨어지는 게 불가피할 뿐이다. 

테크인사이트는 N+2가 N+1과 마찬가지로 EUV 없이 7nm 패턴을 구현하면서 수율 측면에서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도체 업계가 화웨이 메이트60 프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미국 정부의 중국 반도체 규제 효과를 가늠할 수 있어서다. EUV 노광장비 중국 내 반입을 금지함으로써 가장 최신의 반도체 생산기술을 습득하게 하는 건 막아냈지만, 결국 화웨이⋅SMIC는 10nm 벽은 돌파했다. 

중국 반도체 제조사들은 올해부터는 EUV는 물론 DUV(심자외선) 설비들까지 구매에 애를 먹고 있다. 그래도 지금까지 확보해 놓은 DUV 설비들 만으로도 멀티패터닝을 통한 7nm급 반도체 생산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미국 사이머가 생산하는 DUV용 광원처럼, 좀 더 근원적인 소모품 공급을 막지 않는 한 7nm급 반도체 기술에 대한 접근을 완전히 차단하는 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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