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도가야⋅솔루스첨단소재가 공급하던 재료
발광층 등 유기재료 보호하는 역할

동진쎄미켐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새로운 OLED 유기재료 세트인 ‘M13’용 CPL(캐핑레이어)을 공급한다. 지난 2015년 OLED 재료 사업에 진출한 동진쎄미켐이 메이저 디스플레이 회사에 양산 재료를 공급하게 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OLED용 유기재료. /사진=Cynora
OLED용 유기재료. /사진=Cynora

 

동진쎄미켐, M13용 CPL 단독 공급

 

동진쎄미켐이 개발한 CPL은 EIL(전자주입층)까지 증착을 끝낸 OLED의 가장 상단에 증착하는 재료다. 직접 발광에 참여하는 재료는 아니고, OLED 재료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덮개(Cap)를 씌운다는 점에서 캐핑레이어라는 이름이 붙었다.

CPL은 특히 재료의 UV(자외선) 내성이 중요한데, 증착 이후에 이뤄지는 봉지(Encapsulation) 공정에서 경화기에서 나오는 UV로부터 OLED 재료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CPL은 다른 재료들 대비 두껍게 증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M11’은 일본 호도가야, ‘M12’는 호도가야⋅솔루스첨단소재 CPL로 유기재료 세트를 구성했다. 그러나 M13은 동진쎄미켐 단독공급 체제로 CPL 수급 구조를 변경했다. 

CPL 외에 M13 개발과 함께 새로이 재료 공급권을 따낸 회사는 LG화학이다. LG화학은 M12까지는 ETL(전자소송층)만을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했으나, M13용으로는 aETL(정공방어층)도 공급하게 됐다. aETL은 전자가 발광층을 넘어서지 못하도록 막아서는 층이다. 그동안 솔루스첨단소재가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해왔다. 

바꿔말하면 솔루스첨단소재는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에 CPL과 더불어 aETL⋅EIL(전자주입층) 등 3개 소재를 공급하다가 M13 들어 EIL 하나만 공급하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 유기재료 세트 별 공급사. /자료=유비리서치
삼성디스플레이 유기재료 세트 별 공급사. /자료=유비리서치

다만 M13은 아직 대규모 양산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장 동진쎄미켐의 매출 증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생산된 애플 ‘아이폰14 프로’. ‘아이폰14 프로맥스’용 패널은 물론, 올해 가을 출시될 ‘아이폰15’ 시리즈용 패널 역시 M12 세트를 이용해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인 ‘갤럭시S23’ 시리즈와 ‘갤럭시Z 폴드4’, ‘갤럭시Z 폴드5’ 시리즈 패널도 M12 재료가 적용됐다. 

통상 신규 개발된 유기재료 세트가 2년간 유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M13은 이르면 연말, 대부분 내년 출시될 스마트폰 패널 생산에 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대정 유비리서치 연구원은 “올해 M13은 구글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생산에만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진쎄미켐 OLED 재료 사업, 8년만의 성과

 

비록 CPL이 OLED 패널 성능에 결정적이지 않고, HTL이나 발광재료 대비 중요도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동진쎄미켐으로서는 M13 공급사 진입이 의미가 적지 않다. 

그동안 동진쎄미켐의 디스플레이 재료 신사업은 반도체용 재료 대비 저조한 성과를 거둔 탓이다. 동진쎄미켐은 지난 2002년부터 10년 이상 LCD용 액정을 개발했으나 끝내 양산 라인에 공급하지 못하고 사업에서 철수했다. 

OLED 재료사업만 해도 지난 2015년 사업 진출 후 8년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에 삼성디스플레이 M13 공급사 명단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적어도 사업을 지속할 명분을 갖게 됐다. 

동진쎄미켐 직원이 KrF용 포토레지스트 출하를 앞두고 최종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사진=동진쎄미켐
동진쎄미켐 직원이 KrF용 포토레지스트 출하를 앞두고 최종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사진=동진쎄미켐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OLED 재료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연간 40억~5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며 “이를 4~5년간 지출해야 하기에 웬만한 각오로는 신규 업체가 시장에 진입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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