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재료 매출의 최대 절반까지 영향
QM2용 aETL도 LG화학 차지

(주)두산 전자BG 시절부터 삼성디스플레이 핵심 협력사였던 솔루스첨단소재가 최신 유기재료 세트 선정에서 입지가 크게 축소됐다. 사실상 독점력을 구가했던 aETL(정공방어층) 소재 포지션에서 LG화학에 크게 밀린 탓에 시장을 내어주게 된 것이다. 

최근 솔루스첨단소재는 2차전지용 동박 사업에 주력하면서 다시 LG화학을 제치고 aETL 물량을 가져오기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OLED용 유기재료. /사진=Cynora
OLED용 유기재료. /사진=Cynora

 

솔루스첨단소재, M13용 aETL 탈락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 라인에 도입하기 시작한 M13은 기존 M11→M12 변경때와 달리 공급사 면면이 바뀌었다. 그 중에 가장 큰 이변은 aETL 공급사로 LG화학이 솔루스첨단소재를 제치고 처음 진입한 것과, CPL(캐핑레이어) 공급사로 동진쎄미켐이 선정된 것이다(KIPOST 2023년 7월 5일자 <동진쎄미켐, 삼성디스플레이 M13용 CPL 공급> 참조).

aETL은 솔루스첨단소재가 두산그룹에서 분사되기 전부터 공급해 단 한번도 공급권을 놓친 적이 없는 아이템이다. aETL은 +극에서 출발한 정공이 발광층을 넘어가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소재로, OLED의 효율을 높여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aETL 관련 고유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aETL 매출은 OLED 재료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솔루스첨단소재의 OLED 재료 매출은 분기에 300억원 안팎, 연간으로는 1200억원 정도다. 

삼성디스플레이 유기재료 세트 별 공급사. /자료=유비리서치
삼성디스플레이 유기재료 세트 별 공급사. /자료=유비리서치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에 M13 내 aETL 공급사로 솔루스첨단소재가 아닌 LG화학을 선택했다. aETL 공급권을 놓친 것도 이례적인데, 상대가 경쟁 고객사(LG디스플레이)와 같은 계열사라는 점도 충격적이다. 윤대정 유비리서치 연구원은 “당초 솔루스첨단소재는 ETL(전자수송층)과 aETL 모두를 M13에 넣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결과적으로는 두 소재 다 LG화학에 밀렸다”며 “재료 성능이 경쟁사에 미치지 못한 게 결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솔루스첨단소재가 aETL 기술력에서 LG화학에 밀린다는 신호는 작년 연말부터 감지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연말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용 패널 재료를 처음으로 업그레이드했다. 

QM1을 QM2로 바꾸면서 녹색 발광층 앞뒤로 aETL과 G`(녹색 프라임)을 추가했는데, 이 aETL도 LG화학이 공급권을 따냈다. QM2에는 총 4개의 aETL이 들어가며, 기존 3개는 삼성SDI 자회사인 노발레드, 나머지 1개는 LG화학이 공급하게 됐다. 

QD-OLED는 아직 생산량이 많지 않지만, 중소형에 이어 대형으로 시장을 넓혀보려던 솔루스첨단소재에는 역시 뼈아픈 결과다. 

 

aETL 공급권 재탈환 쉽지 않을 듯

 

aETL은 LG화학에, CPL은 동진쎄미켐에 공급권을 내어준 솔루스첨단소재는 M13에 EIL(전자주입층) 소재 하나만을 공급하게 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삼성디스플레이 향 aETL이 빠지는 만큼, 매출 외형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M13은 올해는 소량만 양산 라인에 적용되고, 본격적으로 패널 생산에 투입되는 건 내년이다. 

유기재료 업계는 솔루스첨단소재가 LG화학에 빼앗긴 aETL 공급권을 다시 찾아 오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두산에서 분사 이후 솔루스첨단소재가 동박 사업에 힘을 실으면서 R&D(연구개발) 투자 여력이 분산되고 있어서다. 

솔루스첨단소재가 생산한 동박. /사진=솔루스첨단소재
솔루스첨단소재가 생산한 동박. /사진=솔루스첨단소재

솔루스첨단소재는 올해 초 자회사 솔루스바이오텍을 매각해 마련한 자금(3500억원)을 동박 설비투자에 투입하는 등 회사 역량을 배터리 분야에 쏟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용 동박 시장에서 솔루스첨단소재의 점유율 순위는 10위권 바깥이여서,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는 2026년까지 유럽과 캐나다에 각각 연산 10만톤, 1만7000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세워놨다. 

한 전자소재 전문가는 “OLED 재료 개발은 매년 수십억원씩 현금이 들어가는 사업”이라며 “동박 생산능력 확충에 수천억원씩 써가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는 솔루스첨단소재 규모의 회사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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