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 전용 라인에서 유기물 증착까지
'애플 OLED 아이패드' 등 IT용 시장 포석

당초 TFT(박막트랜지스터) 전용 생산라인으로 계획됐던 삼성디스플레이 A4E에 유기물 증착공정까지 구축된다. 태블릿PC⋅노트북PC 등 IT 기기에 OLED 침투율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차세대 공정인 8세대급 공정 투자는 지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4년 첫 6세대(1500㎜ X 1850㎜) OLED 생산라인인 A3를 양산 가동했던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A4E를 끝으로 더 이상 6세대 라인 투자는 집행하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노트북용 90Hz OLED 패널.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노트북용 90Hz OLED 패널. /사진=삼성디스플레이

 

해답 못내던 A4E 유기물 증착라인

 

15일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A4E에 유기물 증착라인을 반입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설비 공급사인 일본 캐논도키와 논의에 착수했다”며 “내년 상반기 중 발주, 내후년 상반기 양산하는 스케줄”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 동안 A4E에 유기물 증착라인을 들일지 여부를 놓고 갈팡질팡했다. 지난해 A4E 투자심의가 이뤄질때만 해도 TFT 전용 라인으로 윤곽이 잡혔다. A3 라인 내 부족해진 TFT 생산능력을 A4E로 보충해준다는 차원에서다(KIPOST 2021년 7월 22일자 <삼성디스플레이 A4E, 내년 1Q 입고-3Q 양산> 참조).

A3에는 총 9개의 TFT 생산라인이 있으며, 당초 6세대 월 1만5000장 규모로 투자됐다. 이후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와이옥타)와 LTPO(저온폴리실리콘옥사이드) 업그레이드를 거치면서 현재는 라인 당 월 1만장 초반 수준으로 생산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A4E를 통해 보충해준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앞줄 가운데 공장이 L7 공장이다. L7-1은 이미 A4로 전환됐고, L7-2가 A4E로 전환투자됐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앞줄 가운데 공장이 L7 공장이다. L7-1은 이미 A4로 전환됐고, L7-2가 A4E로 전환투자됐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이 같은 기류가 바뀐 건 올해 초다(KIPOST 2022년 1월 24일자 <삼성디스플레이, A4E에 증착 라인도 추가 검토> 참조).

IT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OLED 침투율이 높아져 가면서 TFT 외에 유기물 증착라인까지 보강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 최대 고객사 애플이 이르면 오는 2024년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아이패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은 OLED 아이패드에 ‘투 스택 탠덤(적색⋅녹색⋅청색 발광층이 2개층)’ 기술을 처음 적용한다. A4E에 들어올 유기물 증착장비 역시 투 스택 탠덤 타입이 적용된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처음 도입하는 투 스택 탠덤 증착장비 가격을 놓고 캐논도키측과 이견이 컸으나 최종적으로는 잘 합의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올해 중 장납기 발주가 나올 것으로 봤던 8세대급 투자 시기가 지연된 것도 6세대 증착장비 투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본 장비 업체 알박과 공동 개발하는 수직형 증착방식과 경쟁사들이 도입 예정인 수평형 증착방식 사이에서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8세대 투자가 빨리 확정되지 않으면 우선 6세대 기술로 개화하는 IT용 OLED 시장에 대응하는 수 밖에 없다.

디스플레이 장비 투자 전망. /자료=DSCC
디스플레이 장비 투자 전망. /자료=DSCC

 

악화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은 부담

 

문제는 최근의 디스플레이 시황이다. TV⋅PC⋅스마트폰 등 디스플레이가 공급되는 주요 세트 산업의 수요가 악화하면서 평균 가동률이 70%를 밑돌고 있다. 

애플 아이폰⋅아이패드⋅맥북 등은 아직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하다. 그러나 내년에 금리인상 속도가 둔화된다고 해도 당장 고금리 상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기에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수요 위축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신규 라인 투자에 나서기는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올해 초부터 유기물 증착라인 투자를 검토했던 삼성디스플레이가 실제 투자 여부를 놓고 갈팡질팡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관계자는 “A4E는 내년 OLED 업계서 나오는 거의 유일한 발주일 정도로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이 얼어붙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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