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과 FMM(섀도마스크) 하이엔드 제품에 대한 독점공급계약 연장에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FMM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작에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소모품이다. 

중소형 OLED용 시장은 일본 DNP와 도판프린팅이 과점하고 있는데, 특히 20μm급 이하 하이엔드 제품은 DNP 독점이다.

오럼머티리얼이 생산한 FMM 샘플. /사진=오럼머티리얼
오럼머티리얼이 생산한 FMM 샘플. /사진=오럼머티리얼

SDC-DNP, 독점공급 계약 연장

 

11일 양사간 계약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DNP가 FMM 독점공급계약을 2023년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큰 이변이 없는 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사업을 처음 시작한 삼성SDI OLED사업부 시절부터 DNP와 FMM을 이용한 증착 기술을 공동 개발해왔다. 아직 OLED 제조방식이 제대로 확립하지 않은 당시에 삼성SDI-DNP와 더불어 증착장비 업체 도키(현재 캐논도키)가 합심해 공정을 개발해 온 것이다. 

이 때문에 삼성의 OLED 사업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로 옮겨가는 과정에서도 FMM 공급사는 DNP에서 바뀐적이 없다. 오히려 두 회사는 하이엔드 제품은 상호 독점공급계약을 통해 DNP가 삼성디스플레이에만 공급할 수 있도록 제한해 놨다. 이 계약은 현재 2023년까지 유효하다. 

최근 두 회사가 계약 연장을 추진하는 건, 2023년 이후로도 DNP가 삼성디스플레이에만 20μm 이하 제품을 공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닌 DNP가 계약 연장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FMM을 이용해 OLED를 증착하는 원리. /자료=APS머티리얼즈
FMM을 이용해 OLED를 증착하는 원리. /자료=APS머티리얼즈

이는 최근 FMM 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쟁 양상과 관련이 있다. 2020년 이전까지만 해도 FMM 시장은 DNP에게 별 다른 경쟁자 없는 ‘잡아 놓은 물고기’였다. 따라서 둘 간의 독점공급계약은 DNP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필요에 의해 연장돼 왔다. LG디스플레이⋅BOE 등 경쟁사가 DNP의 하이엔드 FMM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독점계약을 통해 묶어 놓을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업체들이 FMM 국산화를 추진하면서 DNP쪽 사정이 다급해졌다. 2019년 일본 정부의 소재 수출 제한 조치 이후 우리나라 정부 과제를 통해 FMM 국산화가 추진되고 있다. 이전부터 FMM 양산화를 추진해 온 APS머티리얼즈와 풍원정밀이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화솔루션⋅필옵틱스⋅오럼머티리얼⋅볼트크리에이션도 회사 자체적으로 FMM 양산화를 추진 중이다. 

이들 업체중 DNP 만큼 대규모 라인을 구축한 회사는 없지만, DNP로서는 후보 업체들이 더 성장하기 전에 삼성디스플레이 물량을 미리 잡아 놓을 필요가 생긴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분야 기술 리더십에서 경쟁사 대비 앞선다는 점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의 독점 계약은 DNP의 기술 리더십 유지를 위해 중요하다. 

 

국산화 후보들, 우선 여타 업체 공략해야

 

이번에 삼성디스플레이-DNP간 독점공급계약이 연장되면 국내서 FMM 양산을 추진하고 있는 회사들은 우선 LG디스플레이와 중국 패널 업체들을 대상으로 공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간 독점 계약은 상호간 의무인 탓에 삼성디스플레이도 DNP가 아닌 다른 회사로부터 FMM을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BOE가 B7(청두)⋅B11(몐양)⋅B12(충칭)에 각 3개 라인씩 총 14만4000장 규모(6세대 원판 투입기준)의 OLED 생산능력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좋은 대안이다. 

OLED용 오픈마스크. /사진=핌스
OLED용 오픈마스크. /사진=핌스

혹은 메탈마스크 가공 기술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활용해 볼 수도 있다. 메탈마스크 가공 기술은 FMM 외에도 OLED용 마스크인 오픈마스크와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인쇄용 마스크 제작 등에 적용할 수 있다. 

한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 관계자는 “FMM은 수많은 메탈마스크 사용처 중 하나”라며 “FMM 제작에 필요한 열처리⋅홀가공 기술을 적용하면 다양한 응용처를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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