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UMC 의존도 심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용 DDI(디스플레이 드라이버IC)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UMC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시장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독보적 1위를 차지했으나, 내년에는 UMC에 1위 자리를 내줄 전망이다. 

선단공정 중심으로 투자하는 삼성전자와 달리 UMC가 OLED DDI에 특화된 노드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다. 

UMC가 생산한 반도체 웨이퍼. /사진=UMC
UMC가 생산한 반도체 웨이퍼. /사진=UMC

2022년, OLED DDI 파운드리 순위 바뀐다

 

현재 UMC의 OLED DDI용 공정 웨이퍼 투입량은 12인치 기준 월 1만5000장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OLED DDI용 웨이퍼 투입량이 월 5만장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점유율 20%를 정도를 차지하는 셈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역시 UMC와 비슷한 규모의 웨이퍼를 OLED용 DDI 생산에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만해도 2만장 이상의 웨이퍼를 OLED용 DDI 생산에 투입했으나, 이후 차츰 줄여왔다. 내년에는 1만장 수준으로 재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 달리 UMC의 웨이퍼 투입량은 더 늘어난다. 내년 말 기준으로 UMC의 OLED용 DDI 웨이퍼 투입 규모는 월 2만장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 말에는 관련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UMC가 1위로 올라서게 된다. 대만 TSMC도 관련 생산규모를 월 1만5000장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3위로 내려앉게 될 것으로 보인다. 2년만에 순위가 두 계단 떨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OLED DDI 파운드리 시장에서 급격한 순위 변동이 일어나는 것은 UMC가 OLED DDI에 특화된 공정에 집중 투자하면서다. 

UMC의 12A 팹. /사진=UMC
UMC의 12A 팹. /사진=UMC

40~110nm(나노미터) 내 다양한 공정에서 생산되는 LCD용 DDI와 달리 OLED DDI는 28nm와 40nm에 특화돼 있다. TSMC와 선단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주로 14nm 미만 공정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탓에 28nm 이전 공정 생산능력은 제한적이다. UMC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가 들어가는 선단공정 투자 필요성은 없기 때문에 28nm 이전 공정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UMC는 지난 4월에도 35억8000만달러(약 4조2000억원)를 들여 대만 남쪽 타이난 지역에 있는 12A 공장에 12인치 팹을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추가 투자분 생산능력은 월 3만장 수준으로, 28nm 공정이 적용된다. UMC는 일부 업그레이드를 거쳐 14nm 공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산은 2023년 2분기다. 

주목할 건 이번 투자에 삼성전자 시스템LSI, 노바텍, 하이맥스, 일리테크놀러지(Ilitek) 등이 선급금을 지급했다는 점이다. 모두 DDI를 설계하는 팹리스들로, 이들은 양산 시점부터 UMC로부터 우선적으로 DDI 파운드리를 할당받게 된다. 특히 삼성전자 시스템LSI의 경우, 자사 파운드리 사업부의 28nm 생산능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라 UMC와의 협력이 절실하다. 

 

UMC에 몰리는 물량, 수급 안정에 위협

 

UMC가 12A 증설분 전량을 OLED DDI 생산에 투입하지는 않겠지만, 절반만 사용해도 관련 분야 점유율을 더욱 확고하게 굳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특정 회사에 OLED DDI 파운드리 일감이 몰리는 것에 대한 우려도 없지는 않다. 28nm 및 40nm 공정은 UMC 외에도 대안이 있지만, 수급 안정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UMC에 OLED DDI 파운드리를 맡기는 회사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와 매그나칩⋅LX세미콘⋅노바텍⋅일리테크놀러지 등이다. 

스마트폰용 DDI. 노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분이 DDI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스마트폰용 DDI. 노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분이 DDI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파운드리 업계 관계자는 “특정 회사에 위탁 물량이 몰리면 장기적으로는 수급 안정과 단가 협상 측면에서 좋을 게 없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 이후 수요가 급증하는 등의 사태가 다시 오지 않는다고 장담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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