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분기 베트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PBA(Printed Board Assembly) 모듈 협력사들 간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 최대 PBA 협력사 중 한 곳이 코로나19 탓에 라인 가동을 정지하면서 타 협력사들이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PCB(인쇄회로기판) 위에 각종 부품을 실장하면 PBA 모듈이 된다. /사진=RPC
PCB(인쇄회로기판) 위에 각종 부품을 실장하면 PBA 모듈이 된다. /사진=RPC

드림텍, IMC 매출 1000억원 증가

 

스마트폰 부품업체 드림텍은 최근 제출한 3분기 보고서에서 매출 3533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두 배 늘고, 영업이익은 25%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이 회사 PBA 사업이 속한 IMC 사업부문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작년 3분기 IMC 부문 매출은 2060억원 정도였으나, 올해 3분기에는 3017억원으로 1000억원 가량 늘었다. 

PBA는 스마트폰 내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을 모듈화하는 공정이다. 전원버튼⋅스피커를 비롯해 여러 센서류도 PBA를 거쳐야 스마트폰에 장착할 수 있는 형태가 된다. 드림텍은 3분기에만 1억6180만개의 PBA를 처리했다. 1년 전 1억820만개 대비 50% 가량 규모가 늘었다. 관련 설비 가동률은 95%를 기록했다. 

사실상 풀캐파로 가동하고 있는 셈인데, 드림텍의 또 다른 주력 사업인 지문인식 사업(BHC 사업부문)과 카메라모듈 사업(자회사 나무가)의 가동률이 60%대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스마트폰 부품 업계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을 토로하는 가운데 드림텍의 PBA 사업이 호조를 보인 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 때문이다. 베트남은 6월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확진자수가 하루 200~300명대를 유지해왔으나, 7월 이후로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정점인 9월에는 1일 감염자 수 1만명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기간 가장 큰 피해를 본 회사는 한국성전이다. 한국성전은 일본 전자부품업체 호시덴이 국내에 설립한 PBA 전문업체다. 베트남 내 PBA 라인도 한국성전 산하인데, 삼성전자 PBA 물량의 40%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성전 베트남 공장은 지난 3분기 대규모 확진자가 나오면서 셧다운 수준으로 가동률을 떨어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한국성전이 맡던 PBA 물량을 드림텍 등 여타 PBA 업체로 급히 재배분했다. 한때 삼성전자 PBA 협력사는 10여개에 달했으나, 현재는 한국성전⋅두성테크⋅드림텍⋅에스아이플렉스⋅시노펙스 정도로 정리됐다. 이 가운데 에스아이플렉스 역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탓에 재배분 물량이 드림텍으로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드림텍을 제외하면 다른 업체들은 비상장사라 3분기 실적을 당장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내년 초 나오는 감사보고서 상에서 다시 한번 실적 희비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부품 협력사 대표는 “삼성전자가 PBA 물량을 급히 타 협력사로 재배분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정리되더라도 한동안은 재배분된 물량 비율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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