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수소 각광
연료전지 내 분리판의 소재와 코팅 방식이 수소차의 효율성에 큰 영향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자료=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자료=현대자동차

이동수단용 에너지원은 힘의 크기 뿐 아니라 내구성과 경량화 수준도 중요하다. 아무리 효율적인 에너지원이라도 주행시 가해지는 진동이나 부식에 취약하면 자동차에 쓸 수 없다. 또 자체 무게가 무거우면 한 번 충전해 이동하는 거리가 단축된다.

이 때문에 최근 자동차 회사들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분리판 소재 혁신에 나서고 있다. 분리판은 차 1대에 1000개 안팎 탑재되는 만큼 내구성과 경량화 수준에 따라 차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수소모빌리티쇼에 전시된 포스코의 분리판/자료=포스코
수소모빌리티쇼에 전시된 포스코의 분리판/자료=포스코

수소가 지나가는 도로, 가볍고 녹슬지 않아야

분리판은 수소연료전지에서 수소와 산소가 이동하는 길인 유로가 형성된 부품이다. 두 장의 분리판 안에 양⋅음극과 전해질 등을 감싸 하나의 셀이 만들어 진다. 이 셀(Cell)을 수백장 이어서 쌓은 게 수소연료전지 스택(Stack)이다. 

수소연료전지의 효율성은 분리판 유로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설계됐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탱크에서 수소를 공급받아 셀 내부에 확산시키는 역할을 분리판이 맡기 때문이다. 

유로 설계와 더불어 분리판에 요구되는 중요한 특성 중 하나가 내식성이다. 수요연료전지는 화학반응 중에 부산물로 물이 발생하는 탓에 내식성이 낮은 금속은 사용할 수 없다. 현대차가 넥쏘에 스테인리스 분리판을 사용하는 이유다. 그러나 스테인리스가 비교적 부식이 덜 일어난다고 해도 10년 이상 사용해야 하고, 진동이 많은 자동차 주행환경 특성상 완벽하지는 않다. 

이 때문에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회사들은 스테인리스 외 대체 소재들을 검토한다. 최근 후보로 검토되고 있는 소재가 티타늄과 탄소나노섬유다. 

티타늄은 가벼우면서 강도가 강하고 내식성이 뛰어나 차세대 분리판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스테인리스와 비교하면 단위 부피당 무게가 60% 수준이라 수소연료전지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현재 수요연료전지에는 분리판이 1000개 가까이 들어간다. 분리판 무게를 줄이는 것으로 자동차 항속거리를 늘릴 수도 있다. 

다만 티타늄은 소재의 가격과 가공비가 비싸 비용 제약이 크다. 일본 도요타는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 모델에 티타늄 소재를 적용한 분리판을 개발해 사용했다. 티타늄 소재는 주로 일본에서 적용하고 있으며 미라이의 분리판은 고베제강이 만들었다. 현대차 역시 티타늄 분리판 상용화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

탄소나노섬유도 분리판의 소재로 활용된다. 탄소섬유는 비금속이라는 점에서 부식에서는 자유롭다. 다만 금속대비 부피가 크고, 크래킹 문제로 인해 넥쏘와 같은 승용차에 탑재되는 분리판으로는 제작되고 있지 않다. 

분리판 두께가 일정 규모 이상이 되어야만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탓에 이동수단 보다는 공간 제약이 작은 건물용 수소연료전지에 활용되고 있다. 서정혁 에이스크리에이션 과장은 “현대차와 탄소섬유 분리판 제작을 협력했었으나 현재는 건물용이나 상용차 같은 대형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스크리에이션은 비나텍의 자회사로 탄소나노섬유로 분리판을 제작하고 있다.

수소모빌리티쇼 비나텍관에 전시된 카본파이버로 제작된 분리판/자료=비나텍
수소모빌리티쇼 비나텍관에 전시된 탄소나노섬유로 제작된 분리판/자료=비나텍

부피 유지하면서 내식성 높이려면 코팅도 대안

니켈과 크롬 비율이 높은 스테인레스강이나 티타늄의 단가가 문제라면 표면을 코팅하는 방식으로 내식성을 보강할 수도 있다. 

기존에는 금(Au)이나 백금(Pt)같은 귀금속이나 전도성 카본(탄소)으로 표면을 코팅했다. 금이나 백금은 높은 내식성과 전도성을 충족시키지만 단가가 너무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차 1대에 1000여개의 분리판이 들어가는 만큼, 코팅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면 상용화에는 한계가 크다. 카본은 위의 귀금속에 비해서는 가격이 저렴하다. 분리판에 형성되어 있는 복잡한 유로 사이에 미세한 틈이 형성되어 그 틈 사이로 수소가 침투해 부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라믹이 신소재로 개발되고 있다. 스웨덴 기업인 임팩트코팅스는 분리판을 세라믹으로 코팅하는 기술을 시장에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9년 임팩트 코팅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연료전지 제조비용을 낮추기 위한 분리판 세라믹 코딩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딜쇼드 아크바로프 임팩트 코팅스 부장은 “금은 너무 비싸고, 카본은 크래킹 문제가 있기에 세라믹 소재가 분리판 코팅에서 장점이 있다”며 “카본보다는 가격이 비싸지만, 부식을 막는 내식성에서는 분명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임팩트 코팅스의 세라믹 코팅 분리판/자료=임팩트 코팅스
임팩트 코팅스의 세라믹 코팅 분리판/자료=임팩트 코팅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