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4단 양산 발표 후 2년만
미국 제재 여부, 수율 안정화 등 변수

중국 낸드플래시 제조업체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러지)가 128단 3D 낸드플래시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YMTC는 칭화유니그룹 산하 기업으로, 중국 내에서 낸드플래시 분야에 가장 유의미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아직 128단 제품이 고객사에 인도됐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려우나 낸드플래시 시장에 주는 함의는 작지 않다. 

YMTC의 우한 공장 외관 건설 당시(2019년) 사진. /사진=YMTC
YMTC의 우한 공장 외관 건설 당시(2019년) 사진. /사진=YMTC

“YMTC, 128단 QLC 제품 양산”

지난달 30일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YMTC가 1.33Tb(테라비트) 용량의 128단 QLC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했다고 보도 했다. 앞서 지난 2019년 9월 YMTC는 64단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YMTC가 64단 제품 양산 2년만에 단수를 2배 높여 128단 양산에 성공했다고 보도한 셈이다.

보도에 YMTC 제품이 어느 고객사에 인도됐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KIPOST는 YMTC의 우한공장 생산능력을 토대로 낸드플래시 시장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봤다.   

현재 한창 장비가 반입되고 있는 YMTC 우한 공장의 최대 웨이퍼 투입량은 월 10만장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일부 장비 반입이 연기됐으나 지금은 정상적으로 장비가 들어오고 있다.

YMTC의 이전 주력 생산 제품은 512Gb 용량의 64단 TLC 낸드플래시다. 이번에 128단 QLC 제품 양산을 시작했으나 향후 우한 공장에서는 64 단 제품과 128단 제품이 혼합돼 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업체 OA(오브젝티브애널리시스)에 따르면 YMTC가 생산하는 낸드플래시 제품의 다이 사이즈는 64단⋅128단 모두 116㎜²다. 이를 300㎜ 웨이퍼 면적과 비교하면 웨이퍼 1장을 530여개 3D 낸드플래시로 잘라낼 수 있다. 

YMTC의 3D 낸드플래시 기술 'Xtacking'. /자료=YMTC
YMTC의 3D 낸드플래시 기술 'Xtacking'. /자료=YMTC

YMTC가 우한 공장을 최대로 가동하고, 64단 제품과 128단 제품을 절반씩 생산한다고 가정해보자. 각 제품은 한달에 2650만개씩(수율 미고려) 출하될 수 있다. 여기에 각각의 용량을 곱하면 YMTC 우한 공장의 생산용량을 도출해 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할 때 YMTC의 3D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은 연간 740억GB(기가바이트) 수준이다. 증권업계 및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 낸드플래시 수요를 6000억~7000억GB 정도로 추산한다. YMTC의 3D 낸드플래시 생산 수율을 85% 정도로 가정하면, 올해 수요를 기준으로 8% 정도를 감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국 제재, 양산 안정화 등 변수 많아

물론 이는 YMTC이 우한 공장 생산시설이 100% 들어차고, 양산 수율도 안정화 됐을때를 가정해 계산한 것이다. 국내서 YMTC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업체에 따르면, 아직 우한 공장의 설비 용량은 전체의 절반 이하인 것으로 추정된다. 적어도 올해 안에 월 10만장 생산체제로 돌입할 가능성은 없다는 뜻이다.

이를 감안하면 당장 올해 YMTC가 낸드플래시 시장에 미칠 영향은 8% 보다는 훨씬 작은 숫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비 반입에는 미국 정부의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제재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직 YMTC는 제재대상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미국 내에서 YMTC도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나 나오고 있다. 

미국 상무부(Commerce Department) /사진=agenparl.eu
미국 상무부(Commerce Department) /사진=agenparl.eu

지난달 12일 마이클 맥컬(Michael McCaul) 공화당 하원의원과 빌 해거티(Bill Hagerty) 공화당 상원의원이 미 상무부에 YMTC를 거래제한목록에 추가해달라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YMTC가 아직 우한 공장 투자를 마무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JHICC(푸젠진화반도체)처럼 제재 대상에 오르면 반도체 장비 반입이 중지된다. JHICC의 D램은 물론 YMTC의 낸드플래시 역시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와 경합하는 제품이다.

비록 128단 제품을 양산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실제 YMTC가 안정적인 수율로 생산할 수 있을지도 역시 미지수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낸드 플래시메모리의 양산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8~90%의 수율이 달성되었을 때 시작된다”며 “공정은 자동화가 되어있기 때문에, 공장 내 인적 요인보다는 중국정부와 기업에서의 수요와 부품수급 등 외부사정에 따라 생산량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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