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300㎜ 웨이퍼 생산 장비 반입 시작
M8 총 면적의 약 2% 수준인 200평 규모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설을 중국으로 이전하며 생긴 충북 청주 M8 공장에 SK실트론의 생산 설비가 들어간다. M8은 200㎜ 파운드리 생산시설로 설계돼 층고가 낮고 시설이 노후한 탓에 SK하이닉스가 처리 방안을 고민해왔다.
SK실트론 임차 공간 200평 규모, 연내 장비 반입
반도체 웨이퍼 생산 업체 SK실트론은 최근 SK하이닉스와 협의를 통해 M8 공장 일부 임차를 결정했다. 현재 양측은 구체적인 임대 시기와 기간을 조율 중이다. SK실트론 측에 따르면 연내 300㎜ 웨이퍼 생산을 위한 장비 반입이 시작된다. 2022년 7월까지 월 생산능력 기준 2만장 규모로 구축된다. SK실트론이 SK하이닉스로부터 임차하기로 한 공간은 200평 정도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7년 파운드리 사업을 SK하이닉스시스템IC로 분사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지난해부터 M8 내 파운드리 생산시설을 중국 우시로 이설 중이다. 2022년 말까지 M8 공장 설비가 모두 중국으로 옮겨가는 일정이다. SK실트론은 이 공장의 설비가 완전히 이전 되기 전에 생산 라인 구축을 시작하게 된다.
SK실트론은 최근 한 고객사로부터 300㎜ 에피(EPI) 웨이퍼 긴급 생산을 요청받았다. SK실트론 관계자는 "기존 경북 구미 1·2·3공장 생산능력만으로는 고객사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 M8 공장에 증설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전체 SK실트론의 생산 규모에 비하면 그리 크지는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SK실트론의 정확한 웨이퍼 생산 능력은 알려진 바 없으나 M8 공장에서는 SK실트론 총 생산량 기준 약 1% 가량의 웨이퍼가 생산될 계획이다.
M8은 파운드리 공장으로 운용되어왔기 때문에 SK실트론이 새 부지를 얻어 생산 시설을 마련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새 공장을 짓는다면 부지 선정에서부터 공장 건설, 클린룸 마련 등으로 인해 증설에 더 오랜 기간이 걸린다. SK실트론 관계자는 "그럼에도 최소 6개월 이상의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반도체 장비 업체 임원은 "단순히 건물과 외벽 뿐만 아니라 유틸리티라고 불리는 배선⋅배관 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실트론 입장에서는 증설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고객사 긴급 요청에 대응할 수 있다.
한편 이번에 SK실트론이 임대하는 공간의 규모는 전체 M8 공장 면적의 약 2% 수준이다. 향후 SK실트론 사업 확장에 따라 나머지 공간도 임차해 사용할 가능성도 높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생산 업체다. 지난해 일본 신에츠와 섬코, 대만 글로벌웨이퍼스, 독일 실트로닉 뒤를 이어 전세계 실리콘 웨이퍼 생산량 5위를 기록했다. 점유율로 따지면 약 11% 수준이다. 현재 200㎜와 300㎜ 웨이퍼를 약 3:7 비중으로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9년 8월에는 미국의 화학기업 듀폰의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부를 인수했다. SiC 웨이퍼를 인피니언, NXP 등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업체에 공급 중이다. SiC 웨이퍼는 에너지 밴드갭이 큰 소재로, 고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 차량용 반도체 및 고압 전력반도체에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