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류 단속 없애 충방전 공정 발열 최소화
냉각 장치 없는 '팬-리스(Fan-less)' 디자인 적용
레이저 노칭 장비, 이달 중 고객사 인도

김정묵 한빛레이저 대표. /사진=한빛레이저
김정묵 한빛레이저 대표. /사진=한빛레이저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쓰는 전력의 3분의 1이 충방전 공정에 사용됩니다. 직렬형 충방전기를 통해 이러한 고비용 구조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김정묵 한빛레이저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코스닥 시장 상장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2차전지 충방전 장비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충방전 공정은 배터리 생산을 마무리한 뒤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최종 평가하는 단계다. 실제 배터리를 100% 충전 후 방전시켜 이상 유무를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한 전력에 더해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방전력까지 소모된다. 한빛레이저가 개발한 충방전 설비는 다수의 전지를 직렬 연결하고, 단속 전류를 없애 발열을 최소화 한 게 특징이다. 단속 전류란 한 시스템에 규칙적⋅불규칙적 간격으로 흐르거나, 흐르다가 차단되는 단일 방향의 전류를 뜻한다. 

발열이 크지 않으므로 냉방설비가 필요 없고, 덕분에 라인 전력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충방전 공정에서 쓰는 전기에너지가 전체 라인의 3분의 1 정도인데, 이 가운데 절반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 대표는 “우리가 개발한 충발전 설비는 아예 팬 자체가 없는 디자인으로 설계됐다”며 “배터리 생산라인이 들어서는 세계 모든 나라에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한빛레이저는 원래 배터리 및 자동차 생산라인에 쓰는 레이저 설비를 개발하는 회사다. 배터리 셀 이력을 추적하는 데 쓰이는 마킹 장비와 탭 용접 장비는 고객사에 양산 공급했고, 레이저 노칭 설비는 이달 중 한대가 고객사로 공급될 예정이다. 

/사진=한빛레이저
/사진=한빛레이저

노칭은 활물질이 도포된 양극박⋅음극박 끝부분을 전극 형태에 맞게 오려내는 과정이다. 원래 대형 칼날을 이용한 프레스 방식으로 공정을 진행했는데, 최근 레이저 방식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금속박 두께가 뚜거운 양극이, 활물질이 도포된 유지부가 잘라내기 더 어렵다. 한빛레이저는 음극⋅양극, 유⋅무지부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레이저 노칭 장비를 고객사와 개발해 공급한다는 목표다. 

현재 레이저 노칭 설비는 LG에너지솔루션 쪽은 디이엔티가, 삼성SDI 쪽은 필에너지가 주력 공급사로 자리잡고 있다. 향후 이들 회사와의 경쟁도 예상된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차대번호 각인 시스템과 고속 용접시스템이 주력이다. 기존에 물리적 힘을 가해 각인하던 시스템을 한빛레이저가 레이저를 이용해 각인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전 방식은 공정 중에 큰 소음이 발생했는데, 레이저로 바꾼 이후 작업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고속 용접은 기존 용접 대비 작업 속도를 다섯배 높여준다. 현재 현대차⋅기아 해외 공장을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다. 

김정묵 대표는 “경기 변동에도 불구하고 국내 레이저 가공시장은 연평균 9%씩 성장하고 있다”며 “배터리⋅자동차 외에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의 신규 시장도 지속적으로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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