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조직개편에서 의사결정 나올까
LED 사업 종료하면 VD사업부 LED 수급에 영향

삼성전자가 한때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했던 LED(발광다이오드) 사업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독립법인으로 나와있던 삼성LED를 흡수해 삼성전자 내부로 끌어들인지 10년이 넘었지만 좀처럼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가 TV 생산에 사용하는 LED 모듈 수급 방안만 결정되면, 향후 LED 사업 존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ED 패키지. /사진=삼성전자
LED 패키지. /사진=삼성전자

 

LED 사업, 신수종 사업에서 ‘계륵’으로 

 

현재 삼성전자 LED 사업팀은 삼성전자 DS부문 내에 편재돼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TV용 LED 모듈과 조명, 자동차용 패키지 등이다. 

삼성은 삼성전자⋅삼성전기가 합작 설립한 삼성LED를 지난 2011년 삼성전자로 흡수 합병했다. 당시 삼성LED가 마지막으로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연간 매출은 1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673억원이었다. 현재는 삼성전자 LED 사업팀 손익을 따로 집계하지 않는다. 다만 업계를 통해 추정해 보면 매출은 2조원 이하, 영업이익은 소폭 적자와 흑자를 오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 이상 성장이 정체된 셈이다. 

처음 흡수합병할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 내에서 LED 사업부 체제였으나, 지난 2015년 사업팀으로 격하됐다. 이듬해에는 희망퇴직도 받았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LED 사업팀을 매각 내지는 청산할 수 있다는 얘기는 매년 등장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올해 연말 조직개편을 앞두고 LED 사업팀 처리 절차에 대한 논의가 다시 진행되고 있다”며 “연말을 전후로 의사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LED 사업을 정리하기에 앞서 처리해야 하는 건 VD 사업부가 쓰는 LED 모듈 물량 확보다. VD사업부는 CSOT⋅BOE로부터 LCD를 ‘오픈셀’ 방식으로 구매한다. 이는 LCD 발광부인 BLU(백라이트유닛)가 붙어 있지 않은 형태다. BLU는 외부에서 LED를 구매해 VD사업부가 직접 만드는데, 이 LED 물량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게 LED 사업팀이다. 

BLU(백라이트유닛)는 LCD에 빛을 내는 부품으로, LED 모듈 덩어리로 구성돼 있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BLU(백라이트유닛)는 LCD에 빛을 내는 부품으로, LED 모듈 덩어리로 구성돼 있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따라서 삼성전자가 LED 사업을 정리한다면 당장 VD사업부의 TV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LED 사업팀을 제외하면 루멘스⋅서울반도체와 중국 싼안 등 LED 전문업체로부터 LED를 공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LED 사업팀이 하이엔드급 LED 공급 비중이 가장 높고, 외부 업체에만 LED 수급을 의존하면 공급망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TV용 LED 외에 남는 사업은 조명⋅자동차용 LED인데, 이 비중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 LED 사업팀은 플립칩 LED 패키지 기술을 적용한 ‘픽셀LED’를 테슬라에 공급하면서 한껏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테슬라가 픽셀LED를 확대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자동차용 LED 사업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졌다(KIPOST 2023년 7월 3일자 <테슬라, 삼성전자 픽셀LED 확대 적용 않기로> 참조).

 

LED 5라인, 인력 전배 방향은?

 

한때 200대 가까운 MOCVD(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를 운용했던 5라인 처리 방향도 관심사다. 5라인은 원래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던 공간이었으나, 지난 2015년 LED 사업팀이 넘겨 받았다. 기존 3라인과 SR라인에 있던 장비들도 모두 이 곳으로 불러 모았다. 4인치 및 8인치 기반 생산 라인이다. 그러나 현재는 MOCVD 상당수를 중고 매각해 십수대 정도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향후 SiC(실리콘카바이드, 탄화규소) 및 GaN(갈륨나이트라이드, 질화갈륨) 기반의 전력반도체 사업을 육성한다면 이 공간에 대한 용도가 생길 수 있다. 실리콘 기반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SiC⋅GaN 전력반도체는 아직 4인치 및 6인치가 주력이다. 오는 2025년 전후로 8인치 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ED 생산용 MOCVD. 삼성전자 LED 사업팀은 한때 200대 가까운 MOCVD를 운용했다. 현대는 대부분 매각했다. /사진=비코
LED 생산용 MOCVD. 삼성전자 LED 사업팀은 한때 200대 가까운 MOCVD를 운용했다. 현대는 대부분 매각했다. /사진=비코

한편 LED 사업팀 내 일부 개발인력들은 삼성디스플레이가 흡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XR(혼합현실)용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LEDoS(LED on Silicon) 역시 개발하고 있다. 이는 기존 A1 및 A2 라인에서 파일럿을 추진하는 OLEDoS(OLED on Silicon)와는 프런트플레인의 소자 구성만 다르다. 

향후 LEDoS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LED 에피⋅칩 관련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일부 인력에 대한 전배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LED 산업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2011년에 삼성LED를 흡수하던 시점에 이미 매각도 시도됐으나 불발됐다”며 “이제는 청산 외에 다른 방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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