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LCD 값 급등하자 프로젝트 폐기
WOLED VS. QD-OLED 어떤 방식 택하나

지난 2020년 TV용 OLED 투자를 위해 삼성⋅LG디스플레이 방식을 놓고 저울질했던 중국 HKC가 3년만에 프로젝트를 재개했다. HKC는 2020년 초 국내 협력사들을 동원한 투자 방안을 검토했으나 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 이후 LCD 가격이 폭등하자 OLED 프로젝트를 폐기했다. 

최근 LCD 가격이 하락하고 업체간 경쟁이 격화하면서 다시 TV용 OLED 투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HKC의 후난성 창사시 공장. /사진=HKC
HKC의 후난성 창사시 공장. /사진=HKC

 

HKC, 국내 업체 70여곳 방문

 

HKC는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대형 OLED 투자와 관련해 국내 서플라이체인 70여곳을 방문했다. 지난 2020년 초 추진했다가 그해 연말 중단한 투자를 재개하기 위해서다. 이번 프로젝트는 삼성-LG디스플레이 출신의 우 모 HKC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대부분 회사는 HKC가 직접, 일부 협력사는 국내 에이전트를 통해 탐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HKC는 후난성 창사시에 위치한 H5 공장 내, 혹은 인근 부지에 TV용 대형 OLED 생산라인을 짓기 위해 3년 전에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당시 프로젝트팀 역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출신의 한국인 임원이 이끌었다. 

그러나 2020년 3분기 시작된 LCD 가격 상승세가 이듬해 연말까지 지속되자 OLED 투자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최종적으로는 팀을 해체하고 계획을 폐기했다(KIPOST 2021년 11월 26일자 <HKC, 대형 OLED 투자 추진하던 韓 엔지니어팀 해체> 참조).

HKC는 8.6세대(2200㎜ X 2600㎜) LCD 라인을 통해 TV용 디스플레이 분야서는 BOE⋅CSOT 다음 가는 입지를 구축한 업체다. 10.5세대(2940㎜ X 2270㎜) LCD 라인은 부재한 탓에 원가 경쟁에서는 BOE⋅CSOT에 갈수록 뒤처질 수 밖에 없다. 이제와서 10.5세대 LCD 라인에 투자할 게 아니라면 OLED 투자를 통해 TV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BOE⋅CSOT에 차별화 해야 할 시점이다. 

HKC는 지난 2020년에는 LG디스플레이 WOLED 방식을 최우선 검토했다. /사진=LG디스플레이
HKC는 지난 2020년에는 LG디스플레이 WOLED 방식을 최우선 검토했다. /사진=LG디스플레이

 

WOLED VS. QD-OLED 어떤 방식 택하나

 

이번에 HKC가 TV용 OLED 투자를 재개하면서 어떤 방식을 택하게 될 지도 관심사다. 2020년 HKC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화이트 OLED) 방식과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모두 검토했다. LG디스플레이의 WOLED가 10년 안팎 양산해오며 공정이 검증됐다는 점에서 최우선 옵션으로 상정했다. 

QD-OLED는 양산 시작 전이었지만 삼성이 택한 방식이어서 역시 유력한 카드로 검토했다. 특히 당시 프로젝트팀 인력 구성은 삼성디스플레이 출신이 LG디스플레이보다 절대 다수여서 QD-OLED에 호의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다만 어떤 방식을 택하더라도 걸림돌이 적지 않다. WOLED를 택한다면 국내 업체인 야스의 증착 설비를 도입해야 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0년 야스 지분 15.32%를 취득했다. LG디스플레이가 2012년부터 TV용 OLED를 양산하는데는 야스와의 협력이 주요했다. 그만큼 상호간 특허로 구속된 기술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HKC가 야스로부터 증착장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LG디스플레이의 양해가 우선돼야 한다.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자료=삼성디스플레이

만약 HKC가 QD-OLED 방식을 택한다면 일본 캐논도키 증착설비를 도입하면 된다. 대신 QDCF(퀀텀닷컬러필터) 기술의 핵심인 QD를 어떻게 수급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에 쓰는 ‘카드뮴 프리’ QD는 삼성종합기술원이 개발했고, 생산은 한솔케미칼이 담당한다. 

12족 원소인 카드뮴과 16족 원소(황⋅셀레늄 등)를 써서 QD를 제조하면 만들기는 쉽지만 카드뮴 독성 탓에 환경규제가 높은 지역에서의 TV 판매가 불가능하다. 북미⋅유럽 지역 판매는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삼성종기원의 13족 원소(인듐)와 15족 원소(인)를 이용한 합성법이나 이를 우회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최근 HKC가 일본 JDI와의 합작을 통해 2025년까지 ‘eLEAP’ 방식 OLED 투자에 나서는 한편 자체적으로 TV용 OLED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며 “LCD에서 OLED로의 전환 투자를 본격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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