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패널카메라 더 완벽하게 구현하는 기술
OTI루미오닉스 특허 우회 기술 확보가 관건

덕산네오룩스가 삼성디스플레이와 공동으로 OTI루미오닉스의 CPM(캐소드패터닝소재, Cathode Patterning Material) 대체 기술 개발에 나섰다. OTI루미오닉스는 캐나다의 OLED 소재 기술 개발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CPM은 스마트폰의 언더패널카메라(UPC)를 현재보다 더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소재로 부각됐다. 

갤럭시Z 폴드3의 UPC를 확대한 모습. 카메라가 숨겨진 부분이 모기장처럼 보인다. /사진=pocket-lint.com
갤럭시Z 폴드3의 UPC를 확대한 모습. 카메라가 숨겨진 부분이 모기장처럼 보인다. /사진=pocket-lint.com

 

OTI루미오닉스, 미완의 UPC 보완할 기술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에 처음 적용된 UPC는 많은 논란을 낳았다. 셀피(Selfie)용인 전면 카메라가 OLED 패널 아래 숨겨져 풀스크린을 즐길 수 있지만, 카메라 부분에 이질감이 크게 도드라졌기 때문이다. 

이는 패널 뒤 카메라가 사진을 찍는데 충분한 양의 빛을 받아들일 수 있게 OLED 내 일부 화소를 레이저로 날려버린 탓이다. 카메라 구멍 크기의 영역만 화소 수가 주변에 비해 적다 보니 그 부분만 어둡고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다. 사람의 눈은 인접 화소의 2%의 밝기 차도 인식할 만큼 민감하다. 갤럭시Z 폴드3의 UPC가 ‘미완의 기술’로 평가 받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OTI루미오닉스의 CPM 기술은 기존 UPC의 미비한 점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CPM을 사용해 OLED 제조하면 적⋅녹⋅청 화소를 레이저로 날려 버릴 필요가 없다. 대신 금속으로 된 캐소드를 빛이 더 잘 통과할 수 있도록 캐소드를 얇게 그물처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UPC를 확대한 모습. 카메라가 숨겨진 부분의 화소 형태가 다르다 ./사진=R. Andrés
UPC를 확대한 모습. 카메라가 숨겨진 부분의 화소 형태가 다르다 ./사진=R. Andrés

캐소드는 OLED 화소에 공급되는 전류가 흘러가는 길이다. 사람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OLED 외곽부위를 덮고 있어 UPC 카메라가 빛을 받아들이는데 방해가 된다. 이를 그물처럼 얇게 만들면 OLED 전극으로서 역할은 유지하면서 카메라가 충분한 양을 수광(受光)할 수 있다. 

CPM으로 캐소드를 얇게 만드는 원리 자체는 복잡하지 않다. 캐소드를 증착하기 전, 화소 위에 CPM을 미리 증착해 두면 금속이 CPM이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에 고르게 증착된다. 이후 CPM을 걷어 내면 CPM이 없던 부분에만 캐소드가 얇게 패턴화 되어 남는다. 

이는 마치 종이에 구멍을 뚫고 그 위로 스프레이를 뿌리면 구멍이 뚫린 형태로 스프레이가 도포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만 이 CPM을 이용해 캐소드를 패터닝하는 방식과 CPM 레시피에 대해서는 OTI루미오닉스가 촘촘하게 특허를 출원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OTI루미오닉스의 CPM은 캐소드를 사진처럼 패턴화 해 빛이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진=OTI루미오닉스
OTI루미오닉스의 CPM은 캐소드를 사진처럼 패턴화 해 빛이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진=OTI루미오닉스

 

삼성디스플레이, OTI와 덕산네오룩스 병행 검토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OTI루미오닉스의 CPM을 차세대 UPC를 위한 솔루션으로 검토해왔다. 그러다 작년 하반기 들어 덕산네오룩스와 CPM 대체 기술 및 소재 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한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 대표는 “OTI루미오닉스가 CPM 기술과 관련해 상당히 큰 금액의 로열티를 요구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협상이 순탄치 않았다”고 말했다. 

소재값 외에 별도의 로열티를 요구하는 건 세계 최대 OLED 재료업체 미국 UDC(유니버설디스플레이)가 사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UDC는 적색⋅녹색 인광 도판트 재료값 외에 OLED 패널 업체 매출에 비례해 로열티를 받아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까지 매해 OLED 매출의 0.5%를 UDC에 로열티로 지급했다.

OTI루미오닉스 역시 UDC와 마찬가지 방식의 계약을 추구했으나, 아직까지 뜻을 이루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캐소드는 OLED 픽셀 앞에 위치한다. OTI루미오닉스는 캐소드를 패터닝하면 더 나은 UPC를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료=OTI루미오닉스
캐소드는 OLED 픽셀 앞에 위치한다. OTI루미오닉스는 캐소드를 패터닝하면 더 나은 UPC를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료=OTI루미오닉스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로열티 외에 OTI루미오닉스와 공급계약을 맺기 꺼려지는 이유가 또 있다. OTI루미오닉스가 2020년 LG로부터 지분투자를 받은 점이다. LG는 CVC(기업형벤처캐피탈)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이 회사 지분을 확보했다. 정확한 지분율과 투자 금액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OLED 핵심 소재에 대해 철저한 비밀주의를 고수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 LG 지분이 들어간 회사와 라이선스를 맺는 게 달가울 리가 없다. 또 다른 OLED 소재 업체 관계자는 “OTI루미오닉스가 워낙 다방변에 특허를 내놨기 때문에 덕산네오룩스가 대체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개발에 실패한다고 해도 이 같은 시도는 OTI루미오닉스와의 로열티 협상에 큰 지렛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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