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웨어러블 등 세부 목표도 도출
공격적인 폴더블 스마트폰 생산 목표

삼성전자가 내년에 스마트폰⋅태블릿PC⋅웨어러블을 합친 전체 모바일 기기 생산량 목표를 3억3000만대로 책정했다. 올해 판매량 전망치가 총 2억6000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1년만에 목표치를 25% 이상 상향하는 셈이다.

내년에는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수급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는 판단과 함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돌아온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갤럭시Z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Z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 2억8500만대 중 폴더블 1200만대 목표

 

내년 삼성전자 경영계획상 모바일 기기 전체 생산량 목표는 3억3000만대다. 세부적으로 보면 스마트폰이 2억8500대, 태블릿PC가 3300만대, 웨어러블이 1500만대씩 출하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폴더블은 1200만대가 생산목표로 책정됐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올해 AP 수급 이슈만 아니었으면 3억대 정도 출하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 목표치를 10% 상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3억3000만대 목표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8년 기록했던 3억4000만대와 유사한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AP 수급난 탓에 억눌려온 교체 수요가 내년에 터져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2억4900만대의 모바일 기기를 출하했고, 올해도 2억6000만대 출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출하량이 목표치 3억대에 크게 못미친 것은 AP 수급 부족에 따른 출하 지연 탓이 크다. 삼성전자는 자사 시스템LSI와 미국 퀄컴, 대만 미디어텍에서 AP를 구매한다. 3사 모두 후방산업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최종 고객사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의 브랜드 '엑시노스'./삼성전자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의 브랜드 '엑시노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직접 퀄컴 미국 본사까지 방문해 칩 공급 협상을 벌였지만, 내년에도 기대에 못미치는 규모를 확약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인하우스 공급사인 시스템LSI로부터는 파운드리 사업부와의 협력을 통해 올해 대비 ‘엑시노스’ 공급량을 크게 늘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엑시노스는 시스템LSI가 자체 설계한 AP 브랜드다. 

지난 2분기 기준 시스템LSI의 AP 시장 점유율은 미디어텍⋅퀄컴⋅애플⋅유니SoC에 이은 5위다. 내년에 무선사업부와 시스템LSI가 전략적으로 엑시노스 AP 수급 비중을 높이면 양측 모두에 이득이 될 수 있다. 무선사업부는 스마트폰 출하 규모를 늘리고, 시스템LSI는 추락한 AP 시장 점유율을 제고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반도체 후공정 업체 임원은 “무선사업부가 내년에 퀄컴은 물론 미디어텍에서도 충분한 물량의 AP 공급을 약속 받지 못했다”며 “엑시노스 AP 비중 확대를 통해 내년도 스마트폰 사업 활로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더블 1200만대...노트 시리즈 완전 대체

 

또 한가지 눈에 띄는 대목은 내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 목표다. 단일 모델 1200만대는 이제는 단종 수순에 들어간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완전히 대체하는 규모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2015년 전후까지만 해도 연간 1200만대까지 판매됐으나, 이후로는 1000만대 안팎에 그쳤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1200만대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판매한다면, 과거 갤럭시노트 시리즈 판매량을 완전히 회복하는 것이다.

관건은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 능력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OLED 생산 능력은 월 140만대 정도로 추정된다. 연간으로 1700만대에 약간 못미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추가 투자를 통해 내년에는 연간 생산능력을 약 2000만대 수준으로 보강할 계획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단순 숫자만 놓고 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1200만대분의 패널을 공급하는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제품 출시 전 2~3개월 사이에 생산이 집중되고,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에도 폴더블 패널을 공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이 빠듯할 수도 있다. 

디스플레이용 소재 업체 대표는 “그동안 폴더블 OLED 생산 능력을 크게 제한하는 게 UTG(울트라씬글래스)였는데, 최근 수율 향상과 함께 투자도 늘렸다”며 “내년 연간으로 폴더블 OLED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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