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가 연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 7월 인텔 피인수설도 보도됐으나 기업이 공개되면 인텔과의 빅딜은 물건너 갈 전망이다. 

글로벌파운드리 팹 내부. /사진=글로벌파운드리
글로벌파운드리 팹 내부. /사진=글로벌파운드리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는 이날 기업공개(IPO) 관련 서류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글로벌파운드리의 추정 기업가치는 250억달러(약 30조원)로, IPO를 통해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새로 조달한 자금을 파운드리 설비 증설에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IPO 신고서에서 “앞으로 8~10년간 반도체 시장이 두 배로 커질 것”이라며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 TSMC가 58%로 1위, 삼성전자가 14%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대만 UMC로 7%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4위가 글로벌파운드리(점유율 6%)다. 

TSMC⋅삼성전자가 10nm(나노미터) 이하의 선단공정 위주로 투자하고 있는 것과 달리, 글로벌파운드리는 14nm 공정이 한계다. 그나마 14nm 생산능력도 많지 않다. 이번에 자금 확보를 통해 설비투자에 나선다 해도 당장 선두권 업체와 점유율 경쟁을 벌일 수 있을 단계는 아니다. 기껏해야 UMC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고, 중국 SMIC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최근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입을 천명한 인텔과 연합 전선을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이날 IPO 추진을 본격화하면서 무산되는 모양새다. IPO된 회사도 인수할 수는 있으나, 인수 후 절대적 지분율을 확보하기가 훨씬 까다롭다. 

다만 성사 여부와는 별개로 인텔과의 빅딜설 자체는 글로벌파운드리 IPO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IPO에 앞서 천문학적 기업가치를 공인받은 셈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 2015년에도 매각설이 나왔었는데, 당시 추정 가치는 10조원에도 한참 못미쳤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선단공정을 중심으로 TSMC⋅삼성전자를 추격해야 하는 인텔 입장에서는 글로벌파운드리의 용도가 분명치 않았다”며 “레거시 매출 확보도 의미가 없지는 않으나 너무 높은 가격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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