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 및 8세대 1대씩
마이크로미러 이용해 TFT 패턴 형성
패널 개발비, 마스크 구매 비용 절감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이 디스플레이 핵심 공정 중 하나인 노광을 포토마스크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 노광은 강한 자외선(UV) 빛을 쬐어 기판에 박막트랜지스터(TFT) 회로 패턴을 그리는 과정이다. 

사전에 회로 패턴이 새겨져 있는 포토마스크를 따로 만들어 노광 장비에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공정 비용이 비싸고, 회로 디자인을 실시간 바꾸기 어렵다.

LG이노텍 연구원이 포토마스크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 연구원이 포토마스크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LG이노텍

‘마스크 리스(Mask-less) 노광장비, LGD에 공급

 

7일 LG전자 PRI 관계자는 “포토마스크가 필요 없는 노광 장비를 개발해 LG디스플레이의 6세대와 8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라인에 1대씩 공급했다”며 “양산에 적용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포토마스크 없는 노광장비의 구조는 영화를 볼 때 사용하는 빔프로젝터와 유사하다. 빔프로젝터는 수백만개의 마이크로미러가 빼곡히 탑재된 DMD(Digital Micro Mirro Device)에 빛을 조사하면 DMD가 픽셀별로 빛을 반사시키거나 흡수해 화상을 만들어낸다. 마이크로미러가 빛을 반사하면 밝게 표현되고, 빛을 반사하지 않으면 암부로 표현되는 것이다.

LG전자가 개발한 노광장비도 내부에 DMD를 탑재하고 있다. UV 광원에서 출발한 빛이 DMD를 통과하면 TFT 회로 패턴 형태로 바뀌어 기판 위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는 포토마스크를 이용해 수행하던 종래의 노광공정에 비해 여러 이점이 있다. 우선 포토마스크를 구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공정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포토마스크는 석영 원판에 TFT 회로를 새겨 놓은 것으로, 고가의 레이저 장비를 이용해 패턴을 새긴다. 이 때문에 가격도 비싸고, 제작 기간도 오래 걸린다. LG디스플레이는 포토마스크를 LG이노텍으로부터 구매한다.  

포토마스크를 이용해 노광공정을 수행하는 원리. /자료=LG이노텍
포토마스크를 이용해 노광공정을 수행하는 원리. /자료=LG이노텍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포토마스크 없는 노광장비를 도입하면 매년 6000만달러(약 680억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LG디스플레이 공정 엔지니어는 “포토마스크가 필요 없다는 것은 포토마스크 교환⋅저장⋅검사 등의 번거로운 과정도 생략된다는 의미”라며 “이 같은 부대 비용 절감에서 오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회로 개발 기간 및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앞서 설명했듯 포토마스크는 석영 원판에 레이저를 조사해 만든다. 8세대 포토마스크 1장을 만드는데 2주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여러 형태의 TFT 패턴을 만들고, 실험해보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포토마스크를 모두 구비해야 한다. 이는 시간과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LG전자 장비는 DMD 내의 마이크로미러를 조작해 4시간 이내에 패턴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 패널 개발 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적은 처리량은 단점...향후 AR⋅VR 용도까지 개발

 

다만 마스크 없는 노광 장비의 느린 처리 속도는 양산 확대 적용의 걸림돌이다. 일본 니콘⋅캐논 등이 공급하는 기존 마스크 방식 노광장비는 포토마스크를 준비하는데까지 기간이 길지만, 일단 포토마스크만 준비되면 1대에 월 수천장의 기판을 처리한다. 아직 마스크 없는 노광장비의 기판 처리속도는 이에 못 미친다. 

빔프로젝터용 DMD. 표면에 수백만개의 마이크로미러가 부착되어 있다. /사진=TI
빔프로젝터용 DMD. 표면에 수백만개의 마이크로미러가 부착되어 있다. /사진=TI

LG전자 PRI 관계자는 “아직 노광장비의 출력이 낮아 이 장비 단독으로 양산라인을 구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당분간 기존 마스크 방식 노광장비와 합쳐서 라인을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LG전자가 개발한 장비는 최저 1.5μm(마이크로미터) 선폭까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스마트폰용 OLED에 들어가는 TFT를 제조하는데 적합하다. LG전자는 향후 AR(증강현실)⋅VR(가상현실)용 디스플레이를 제작할 수 있을 만큼 해상도를 개선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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