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튬가 급락, LFP 재활용 수익성에 영향"
유럽 내 LFP 전기차는 뜻밖의 비용 치를수도

최근의 리튬 가격 하락이 LFP(인튬인산철) 배터리의 재활용 경제성을 희석할 거란 전망이 제기됐다. 사용 후 배터리를 재처리하는 비용은 삼원계 배터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 비해, 이를 통해 얻어지는 금속의 값어치는 LFP 쪽이 크게 떨어지는 탓이다. 

유럽이 OEM(완성차업체)으로 하여금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하도록 강제한 규정이 발효되면서 LFP 진영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폐배터리. /사진=GEM
폐배터리. /사진=GEM

 

배터리 양극재 재활용 비용만 18달러

 

김대기 SNE리서치 부사장은 18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배터리 리사이클링데이’ 컨퍼런스를 통해 “최근의 리튬 가격 급락이 LFP 재활용 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LFP에 내재된 금속 가격이 1kWh 당 25달러 이하로 내려가면 재활용 경제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재활용은 완성차에 탑재됐던 배터리를 분해해 내부의 금속 소재를 다시 사용하는 산업을 포괄한다. 

50kWh 배터리 팩 1개를 해체 후 다시 양극재로 만드는데 따르는 원가는 1kWh 당 18달러 정도 소요된다. 이는 전기차에서 배터리를 분리한 뒤 방전시키는 비용(3.2달러), 운반(1.4달러), 팩을 모듈화하는 비용(3.3달러)까지 모두 포함한 원가다. 

따라서 재활용한 양극재가 경제성을 갖기 위해서는 배터리용 금속 가격이 재활용 비용(18달러) 보다는 무조건 높아야 한다. 

/자료=SNE리서치
/자료=SNE리서치

올해 기준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내 금속 가치는 1kWh 당 71달러, NCM811(니켈⋅코발트⋅망간)은 68달러 정도다. NCA⋅NCM 배터리는 재활용에 따른 경제성이 넉넉하게 확보된다. 

이에 비해 LFP 양극재 금속 가격은 1kWh에 45달러다. 현재 기준에서 LFP 양극재 금속 가치는 재활용 비용보다는 높다. 그러나 올해 LFP 가격은 리튬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 1~2년 사이의 단가가 크게 반영된 것이다. 올해들어 리튬 가격이 작년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LFP의 금속 가치는 지금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전기차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전인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LFP의 금속 가치는 1kWh에 11달러에 불과했다. 이 정도 수준이면 배터리를 재활용할수록 마이너스다. 배터리 재활용 업체들 입장에서는 LFP는 재활용 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배터리 재활용 서플라이체인들의 마진을 감안하면 LFP 금속가치가 25달러 이상은 유지되어야 생태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BYD의 LFP 배터리 셀. /사진=BYD
BYD의 LFP 배터리 셀. /사진=BYD

 

유럽 내 LFP 전기차는 뜻밖의 비용 발생 가능성

 

LFP 배터리의 이처럼 낮은 재활용 경제성은 단순히 재활용율을 떨어뜨는데 그치지 않는다. 유럽은 지난달 발효된 ‘배터리 레귤레이션(Battery Regulation)’을 통해 배터리 생산부터 재활용, 폐기에 이르는 전과정을 규제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배터리 생애주기에 대한 관리 책임은 OEM이 지도록 했다. 

따라서 OEM들은 경제성과 상관 없이 자체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을 관장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리튬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한다면, 유럽 지역에서 판매되는 LFP 배터리 전기차에 대해서는 뜻하지 않은 비용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 

배터리 재활용 업체 성일하이텍 김형덕 이사는 “LFP의 낮은 금속 가치는 재활용 산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LFP의 회수 경제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속별 배터리 재활용 시장.(클릭하면 이미지를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자료=SNE리서치
금속별 배터리 재활용 시장.(클릭하면 이미지를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자료=SNE리서치

한편 유럽은 오는 2030년부터 재활용된 소재를 양극재에 포함시키는 규제 방안도 내놨다. 이에 따르면 2030년부터 배터리 내 양극재 내에서 재활용된 소재의 비율은 코발트 12%, 리튬 4%, 니켈이 4%씩 차지해야 한다. 2035년부터는 코발트가 20%, 리튬 10%, 니켈이 12%씩 포함되어야 한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