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 업체 대상으로 일감 배분 작업
SDC 이어 LGD까지 유기재료 재활용 높여
재활용 적용 비중 높일수록 신규 재료 발주 줄어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LG디스플레이도 OLED 유기재료 재활용 비중을 높인다. OLED 원가에서 유기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안팎(모듈 기준)에 달하는 만큼 재료 재활용을 통해 생산비를 절감할 전망이다. 

다만 유기재료 공급사 입장에서는 재활용 비중이 높아질수록 신규 재료 공급량은 줄어든다는 점에서 악재다. 

중국 광저우 LG디스플레이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LG디스플레이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지켜보던 LGD도 재활용 비중 높인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복수의 유기재료 업체들을 대상으로 유기재료 재활용 외주업체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HTL(정공수송층)⋅ETL(전자수송층) 등 재활용 목표 대상들을 정해놓고, 가장 합리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업체에 재활용 일감을 맡기는 식이다. 

선정된 업체는 이미 증착 라인에서 사용한 재료 수십㎏씩을 수거해 승화⋅정제한 뒤, 다시 LG디스플레이로 공급할 예정이다. 재활용한 재료는 새 재료들 대비 가격이 절반 이하로 낮게 책정되기에 LG디스플레이는 생산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원래 유기재료 재활용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적극적으로 시행해 온 정책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공통층 재료들을 중심으로 발광층 내 호스트와 프라임 재료들까지 재활용하고 있다. 양이 지나치게 적은 p도판트나 일부 특허침해 소지가 있는 발광층 도판트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재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엠디엘 같은 재활용 전문업체를 협력사로 두고 있으며, 덕산네오룩스⋅SFC⋅삼성SDI 등도 자사 물량 일부를 재활용하는데 협력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OLED용 유기재료. /사진=머크
OLED용 유기재료. /사진=머크

한 유기재료 산업 전문가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재활용하는 재료의 경우, 새 재료와 재활용 재료의 사용 비율이 10대 3 정도에 이른다”며 “제품별로 사용 비중에 차이가 나지만 전반적으로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100㎏의 HTL 신규재료를 구매할 때, 재활용 제품은 30㎏ 정도 사용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하면 LG디스플레이는 유기재료 재활용에 소극적이었다. 이는 재활용 재료를 사용하다가 품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LG화학⋅머크⋅LT소재 등 LG디스플레이의 신규 재료 업체들 재료에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상호간 협의 하에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 그러나 제 3의 업체에서 재활용 된 제품에 대해서는 신규 재료 공급사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 사설 수리업체 손을 탄 가전제품을 제조사가 품질보증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재활용 전문 업체는 신규 재료사 대비 특정 재료에 대한 노하우나 기술적 이해도는 얕다. 따라서 품질사고 발생시 사실상 패널 업체가 책임을 전담할 수 밖에 없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일부 재료 재활용을 시도했으나 품질 사고가 발생하면서 프로젝트가 중단된 바 있다.

 

신규 재료 업체에는 악재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던 LG디스플레이가 유기재료 재활용을 본격화함에 따라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활용 비중이 늘어날수록 신규 재료 구매는 줄어드는 게 불가피해서다. 

업체별 OLED 유기재료 구매 비중. /자료=유비리서치
업체별 OLED 유기재료 구매 비중. /자료=유비리서치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OLED 재료 구매량이 가장 많은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로, 전체의 42.9%를 차지한다. LG디스플레이는 27.4%를 차지해 그 다음이다. 유기재료 구매량이 가장 많은 회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LG디스플레이까지 재료 재활용 비중을 높여간다면, 협력사에는 불리한 구도다. 

물론 삼성⋅LG디스플레이와 BOE 등 중국 패널업체들의 OLED 생산능력은 갈수록 늘어난다는 점에서 유기재료 시장의 전체 파이가 역성장 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패널 업체들이 100% 신규 재료만 쓰는 경우와 비교하면 성장률 자체는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유비리서치는 지난해 OLED 재료 시장 규모가 19억달러(약 2조4600억원)로, 전년 대비 6.6% 성장한 것으로 집계한 바 있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생산 라인에는 재활용을 감안해 쌓아 놓은 ‘사용 후 재료’가 쌓여 있다”며 “이들 제품이 시장에 풀리면 신규 재료 발주는 그 만큼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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