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A, ELA 대비 유지보수 비용 낮아
6세대 투자 마무리 국면에서 영향 크지 않아

필옵틱스가 LTPS(저온폴리실리콘) 기판 생산에 사용되는 SLA(솔리드스테이트레이저어닐링) 설비를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한다. SLA는 기존 ELA(엑시머레이저어닐링)를 대체하는 기술로, 유지보수 비용이 비교적 낮은 게 장점이다. 

ELA 공정 개념도. /자료=삼성디스플레이
ELA 공정 개념도. /자료=삼성디스플레이

 

첫 SLA 설비, 아산캠퍼스 A4E 내에 반입

 

ELA와 SLA는 a-Si(비정질실리콘) 기판에 강력한 레이저를 조사해 전자이동도가 빠른 LTPS로 바꿔준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마치 울퉁불퉁한 얼음을 녹였다가 다시 얼리면 평평한 얼음판이 만들어지듯, a-Si에 레이저를 조사한 후 굳히면 LTPS로 변환된다. 

이를 통해 전자이동도를 1㎝²/VS에서 100㎝²/VS까지 높여줄 수 있다. 전자이동도가 높을수록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만드는데 유리하다.

ELA⋅SLA 차이는 레이저를 만드는 방식이다. ELA는 비활성 기체를 레이저 소스로 활용하는 엑시머 레이저가 장착된다. 이 때문에 레이저 형성에 쓰이는 반응 가스를 지속적으로 공급해 줘야 하고, 레이저 튜브 역시 3~4개월 한 번씩 교체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여기(가스 공급비용 제외)에 사용하는 비용만 연간 1000억원에 약간 못미칠 정도로 크다.

이에 비해 SLA는 고체인 다이오드를 이용해 레이저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유지보수 주기가 길고 비용도 적다. 두꺼운 철판을 자르거나 용접에도 쓰이는 YAG(Yttrium Aluminum Garnet)를 레이저 매질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ELA와 SLA는 최초 도입 비용은 비슷하지만 SLA의 OPEX(운용비)가 낮아 오래 쓸수록 이점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년여간 필옵틱스와 SLA 양산화를 위한 R&D(연구개발)를 진행해왔다. 최근 아산캠퍼스 A4E 내 두 번째 LTPS 생산라인에 반입하기 위해 필옵틱스에 SLA를 발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당장은 시장에 영향 크지 않을 듯

 

그동안 ELA 장비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AP시스템이 독점적 지위를 유지했다. LG디스플레이 정도만 관계사인 LG전자 PRI(소재생산기술연구원)를 통해 ELA를 공급받았다. 이번에 필옵틱스가 SLA를 처음 양산 라인에 공급함에 따라 향후 투자에서는 AP시스템 외에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하나 늘게 됐다. 

다만 이제 6세대(1500㎜ X 1850㎜) 생산라인 투자는 마무리 국면이고, 8세대급 OLED는 LTPS가 아닌 옥사이드 TFT(박막트랜지스터)가 사용된다. 옥사이드 TFT 생산에는 ELA⋅SLA 같은 레이저 설비가 필요 없다. 

향후 8세대 투자에 LTPO(저온폴리실리콘옥사이드) 타입 투자가 이뤄진다면 또 다시 레이저 장비 발주가 이어질 수 있겠으나, 빨라도 3~4년 내에는 이뤄지기 힘들다. 이미 ELA 방식으로 깔려 있는 라인을 SLA 타입으로 개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SLA 기술이 5년만 빨리 상용화 되었어도 시장에 파괴력이 컸을 것”이라며 “대규모 공급을 위해서는 8세대급 OLED 라인이 LTPO로 전환되는 시점을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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