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도요타⋅덴소 등이 연합한 래피더스
빠르고 유연한 생산기술로 파운드리 도전

파운드리 공장 내부 전경. /사진=TSMC
파운드리 공장 내부 전경. /사진=TSMC

일본 신생 파운드리 업체 래피더스가 벨기에 반도체 연구소 IMEC과 기술 협력을 위한 MOC(Memorandum of Cooperation)를 체결했다고 디지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래피더스는 소프트뱅크⋅도요타⋅덴소⋅소니⋅NTT⋅NEC 등 일본 반도체 및 관련 업계가 연합해 만든 파운드리다. 일본 정부도 래피더스에 700억엔(약 6700억원)의 보조금을 투자했다. 

래피더스는 향후 5년 내 2nm 칩을 양산하는 게 목표다. 파운드리 업계 1⋅2위인 TSMC⋅삼성전자의 최선단 공정이 3nm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 막 설립된 파운드리의 목표로는 매우 공격적이다. 대신 TSMC⋅삼성전자와 생산능력으로 겨루는 대신 빠르고 유동적인 생산 모델로 승부하기로 했다. 

래피더스 초대 CEO(최고경영자)로 선임된 아츠요시 고이케는 지난 2000년 히타치와 대만 UMC 합작사인 트렌센티테크놀러지 CEO를 역임한 바 있다. 트렌세티가 작은 볼륨으로 빠르고 유동적인 생산기술 적용을 시도했던 회사다. 다만 트렌센티는 불과 설립 2년만에 생산을 중단했으며, 당시 파운드리 팹은 2003년 르네사스에 인수됐다.

이번 IMEC과의 MOC 체결은 세계 최고 반도체 연구소와의 협력을 통해 미세 공정 기술을 빠르게 도입한다는 차원이다. 향후 래피더스는 연구원들을 벨기에 IMEC으로 파견,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LSTC(Leading-edge Semiconductor Technology Center)도 공동 설립키로 했다. 

설립 5년만에 2nm 칩을 양산한다는 일본 정부와 래피더스의 포부가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그동안 TSMC와 삼성전자가 선단공정 투자 사이클에서 보여준 논리대로라면 아직은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EUV(극자외선) 노광이 수반되는 7nm 이후 공정부터는 파운드리 라인 1개 까는데 10조원 이상, 제품 하나 개발하는데만 수천억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투입되는 자금은 이전에 투자한 선단공정에서 수익을 최대한 창출해 벌충해야 한다. 7nm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5nm를 투자하고, 5nm로 확보한 현금을 3nm 라인 구축하는데 쓰는 구조다. 

TSMC조차 애플⋅엔비디아⋅AMD 등 고객사 뒷받침 없이는 지금처럼 빠른 선단공정 투자를 지속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래피더스의 목표처럼 작은 생산능력을 유지하면서 2nm 이상의 선단공정을 투자하기에는 자금 여력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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