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700만개, 금액으로 1조원 안팎
양품 선별해 재승인 추진 외엔 처리 방법 없어

LG디스플레이가 선행생산한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재고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애플 ‘아이폰14’ 시리즈 공급을 겨냥해 만든 패널이 품질 승인을 득하지 못하면서 누적된 것이다. 

스마트폰용 패널은 특정 고객사에 맞춤형으로 생산하기에 다른 고객사로 판매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이폰14 시리즈. /사진=애플
아이폰14 시리즈. /사진=애플

 

아이폰14 프로맥스용 패널 700만개 재고

 

매년 9월 중 신제품을 발표하고 출시하는 아이폰 시리즈는 실제 생산은 6월부터 본격화된다. 올해는 연말까지 생산할 아이폰14 시리즈 규모를 9000만대로 보고, 9월 중순까지 약 3~4개월간 3400만대 가량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6.1인치 일반 모델과 6.7인치 프로맥스 모델용으로 OLED 패널을 공급하기로 했다. 문제는 6.7인치 프로맥스 모델에서 발생했다. 

플렉서블 OLED 끝단의 굽혀지는 부분에서 크랙(균열)이 발생하면서 애플의 품질승인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일부는 패널을 굽히는 과정에서, 또 다른 일부는 이후 공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진행성 불량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G디스플레이가 애써 생산하고도 애플에 공급하지 못한 6.7인치 프로맥스 패널 개수가 적게는 500만개, 많게는 700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플렉서블 OLED 모듈 1개당 공급단가가 80~90달러 정도다. 아이폰14 프로맥스용 패널은 LTPO(저온폴리실리콘옥사이드) TFT 기술이 적용되는 등 현존하는 디스플레이 최신 기술이 망라된 패널이라는 점에서 단가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 파주 클러스터 전경. LG디스플레이는 파주 E6 라인 내에 2개의 애플 전용 생산라인이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클러스터 전경. LG디스플레이는 파주 E6 라인 내에 2개의 애플 전용 생산라인이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재고량이 700만개라 가정하고, 1개당 단가를 100달러로만 잡아도 7억달러(약 1조원)어치의 패널이 묶여 있는 것이다. 재고량이 LG디스플레이가 당초 공급하기로 한 양(전체의 약 12%, DSCC 추정)보다 많은 건 LG디스플레이가 부족한 생산능력을 감안해 선행생산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캠퍼스 A3 내에 7개의 애플 전용 OLED 생산라인이 있지만, LG디스플레이는 파주 E6 내 2개 라인으로 대응해야 한다. 최대한 많은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초기 위험을 감수하고 사전에 일정 물량을 생산해 놓을 수 밖에 없다.

 

이달부터 선별 작업해 출고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는 반도체로 치면 메모리 보다는 파운드리서 생산한 로직반도체에 가깝다. 고객사 주문에 따라 맞춤형으로 생산하기에 재고로 쌓인 물량을 다른 고객용으로 판매하지도 못한다. 어떻게든 양품을 선별해 재승인을 추진하는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LG디스플레이는 이달 중 재고로 쌓인 물량에 대해 일부 선별 작업을 거쳐 출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한 시기에 생산된 재고 중 양품을 골라 재승인을 추진하는 것이다. 

아이폰14 프로맥스(왼쪽)와 프로. /사진=애플
아이폰14 프로맥스(왼쪽)와 프로. /사진=애플

다만 한번 불량 판정을 받은 제품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애플의 품질승인을 제대로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애플은 OLED 셀 상태에서 한 번, 베트남 공장에서 모듈로 출하될 때 한번씩 직접 양불판정을 실시한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LG디스플레이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6000억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모바일 재고 누적은 뼈아프다”며 “불량 선별을 거쳐 최대한 많은 물량을 공급해 재고를 털어내야 4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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