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신설 투자 재검토와 맞물려 촉각
업체별로 2~3개월 지연 "투자 예정대로 진행될 것"

LG에너지솔루션이 충북 오창에 짓기로 한 4680(지름 46㎜, 높이 80㎜)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장비 반입 시점이 두달여 연기됐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공장 투자를 재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력사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미 LOI(구매의향서)가 나온 만큼 투자 여부에는 변화가 없겠으나, 장비 반입 시점은 시황을 봐가며 탄력적으로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4680 배터리 셀을 한데 모아 모듈화 하는 모습.
4680 배터리 셀을 한데 모아 모듈화 하는 모습.

 

오창 4680 배터리 라인, 반입 연기

LG에너지솔루션의 오창 4680 원통형 배터리 양산 라인은 테슬라 향 제품 공급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신설 라인이다. 장비들마다 반입 시점은 다른데, 일찍 들어가는 설비는 오는 8월부터 반입하기 위해 제작에 들어간 상태다. 이미 상당수 회사들이 LOI(구매의향서)를 수령했다. 

한 배터리 장비업체 대표는 “원래 8월에 반입하기 위해 제작하고 있는 설비가 있었는데 실제로는 10월쯤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PO(구매주문)를 받은 것은 아니므로 반입 시점은 고객사가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비 협력사들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반입 시점 변경과 관련해 촉각을 세우는 것은, 최근 이 회사가 글로벌 생산 시설 투자와 관련해 재검토 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일단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과 관련해서는 투자를 재검토하고 있음을 공식화했고, 미시건주 홀랜드 공장 증설 투자 역시 실행 여부를 다시 따져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애리조나와 미시건 공장의 공통점은 LG에너지솔루션이 파트너와의 합작이 아닌 단독으로 투자해 건설하려는 라인이라는 점이다. 미리 고객사를 확보하고 투자하는 게 아닌, 시장 확대 가능성만 보고 투자하는 만큼 시황을 재평가해 볼 여지가 충분하다. 

다만 오창 공장의 경우 애리조나⋅미시건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4680 원통형 셀 고객사가 전기차 시장의 선두인 테슬라고,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내내 파일럿을 진행해왔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배터리 장비업체 대표는 “지난해 파일럿 라인을 가동했음에도 4680 셀 제조기술이 덜 검증된 부분이 있다”며 “반입 시점이 다소 늦어질 수는 있으나 오창공장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 향 4680 원통형 배터리 공급 경쟁에는 삼성SDI도 참여한다. 현재 천안 공장에 파일럿 라인을 짓고 있고, 연내 검증 작업이 완료되면 양산 라인까지 마련할 전망이다. 양산 라인은 말레이시아 세렘반 공장에 지어질 가능성이 높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