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간 1000억원 물량 독점 덕분
지르코늄 대비 단가 세 배 수준

삼성전자의 반도체용 전구체 공급업체인 아데카코리아가 지난해 연간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991년 일본 아사히덴카공업이 동부그룹(현 DB그룹)과 합작으로 아데카코리아를 설립한 이래 연매출 3000억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하프늄 전구체 물량 100%를 독점하면서 최근 매출이 급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웨이퍼. /사진=호리바
반도체 웨이퍼. /사진=호리바

 

아데카, 삼성전자 1000억원 물량 독점

 

아데카코리아가 제출한 지난해(2021년 4월~2022년 3월)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매출 3171억원, 영업이익 50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33% 증가했다. 아데카코리아는 3월 결산법인으로, 최근 들어서야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아데카코리아는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연매출 2000억원 정도에 머물렀다. 최근 이 회사 실적이 급성장한 것은 반도체 재료사업, 그 중에서도 하프늄 전구체 제품 매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하프늄 전구체를 100% 아데카코리아로부터 구매하고 있다. 

전구체는 반도체 기판 위에 화합물을 증착하기 위한 가스 형태의 원재료다. 그 중에서 하프늄은 반도체 누설전류를 막기 위한 절연막 형성에 쓰인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사용한 하프늄 전구체는 금액으로 약 1000억원을 약간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약 1200억~1300억원어치 정도를 구매할 예정이다. 따라서 아데카코리아의 관련 매출도 비례해 늘어나는 수순이다. 

삼성전자는 소재⋅부품 수급 안정을 위해 웬만해서는 독점 공급사를 두지 않지만 하프늄 전구체만은 예외다. 하프늄 전구체 제조법에 대한 특허를 일본 트리케미칼래버토리(TCLC)가 독점하고 있는데, 유일하게 아데카만 TCLC로부터 라이선스를 부여 받았기 때문이다. 

기존 전구체 협력사인 버슘머티리얼즈나 디엔에프도 아직 하프늄 전구체 만큼은 삼성전자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버슘머티리얼즈는 올해 초 TCLC의 하프늄 특허 무효소송에 나서기도 했다. 

기존 D램 구조(왼쪽)와 HKMG가 적용된 모습. 오른쪽 그림에서 파란색 부분이 하프늄이 증착되는 위치다. /자료=삼성전자
기존 D램 구조(왼쪽)와 HKMG가 적용된 모습. 오른쪽 그림에서 파란색 부분이 하프늄이 증착되는 위치다. /자료=삼성전자

이처럼 공급사가 제한적이다 보니 공급가도 상대적으로 높다. 하프늄과 함께 대표적인 하이케이(High-K, 고유전율) 재료 중 하나인 지르코늄과 비교하면, 단위 부피 당 하프늄 가격이 지르코늄의 세 배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 반도체 소재 업체 대표는 “아직 버슘머티리얼즈의 특허 무효소송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에 아데카코리아의 삼성전자 향 하프늄 독점 공급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프늄 수급을 한 회사에 의탁하고 있는 건 SK하이닉스 역시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는 (주)SK와 TCLC 합작사인 SK트리켐으로부터 하프늄을 전량 공급받는다. SK트리켐은 지난 4월 319억원을 투자해 전구체 생산라인 증설에 나섰다.

SK트리켐 세종 본사 전경. /사진=SK트리켐
SK트리켐 세종 본사 전경. /사진=SK트리켐

비록 관계사를 통해 내재화 하긴 했으나 SK하이닉스 역시 하프늄 전구체 수급 안정을 위해 이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메카로가 자체 특허로 하프늄 전구체를 개발, SK하이닉스 공급을 타진했다. 한 반도체 소재 업체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 구조상 계속해서 신모델이 단종된 구모델을 대체해나가기 때문에 하프늄 전구체 사용량은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모두 하프늄 전구체 이원화에 대한 니즈가 높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