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일렉트릭이 자회사 LS메카피온 지분율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LS메카피온은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생산설비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서보모터를 생산하는, 몇 안 되는 국산 업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설비투자가 늘고 있으나 하이엔드 장비용 서보모터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과점한 탓에 최근 수급난이 극심하다.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위해서는 사물의 움직임을 정밀 제어하는 서보모터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자료=현대자동차그룹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위해서는 사물의 움직임을 정밀 제어하는 서보모터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자료=현대자동차그룹

60%로 시작해 88%로 늘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하반기 LS메카피온 추가 지분 인수를 통해 지분율을 기존 85.63%에서 87.78%로 높였다. 지난 2009년 메트로닉스(LS메카피온) 지분 60%를 인수하며 LS일렉트릭 자회사로 편입된 후 지분율이 30% 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LS일렉트릭은 지난 2015년과 2020년에도 LS메카피온 지분을 각각 추가 인수해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LS일렉트릭이 LS메카피온 지분을 늘리는 건 이 회사 사업부문 중 하나인 스마트 산업자동화 솔루션 분야에 서보모터가 필수 부품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LS메카피온 지분 확대는 서보모터의 완전한 내재화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서보모터는 정방향, 혹은 역방향으로 장시간 돌아가는 일반 모터와는 차별화된다. 360도를 40만분의 1의 각도로 제어해 정방향⋅역방향을 실시간 변경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내에서 웨이퍼나 유리기판을 수십μm 단위로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정밀하게 각도를 제어하고 백래시(Backlash⋅역반발)가 거의 없어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 세계 서보모터 시장은 지난 2020년 기준 123억달러(약 14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2026년까지 예상되는 연평균 성장률은 5.2%다. 

LS메카피온이 생산한 서보모터. /사진=LS메카피온
LS메카피온이 생산한 서보모터. /사진=LS메카피온

그러나 현재 서보모터 시장은 고가의 일본 브랜드와 저가의 중국 브랜드가 각각의 영역을 구축한 상태다. 하이엔드급 제품은 일본 미쓰비시⋅야스카와⋅파나소닉 3사가 과점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미쓰비시 제품이 성능면에서 가장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브랜드는 문스가 대표적인데, 일본 브랜드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해 로엔드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다.

LS메카피온은 일본 브랜드와 중국 브랜드 가운데 낀 상태로, 그동안 국내외 장비 업체들로부터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성능은 일본보다 낮게 평가되는 반면, 가격은 중국 브랜드보다 확연히 비싸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LS일렉트릭이 이 회사를 인수한 이후 매출은 연간 300억원 안팎, 영업이익은 적자에서 30억원 이내를 오갔다. 지난 15년간 회사가 외형적으로는 정체였던 셈이다.

그러나 최근 서보모터 시장 품귀가 심해지면서 LS메카피온을 비롯한 국산 서보모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3사 제품 납기가 최장 10개월까지 길어지면서 사실상 주문이 불가능한 상태다. 그나마도 일부 물량이 풀리면 일본 장비 업체들이나 글로벌 대형 고객사에 우선적으로 배분된다(KIPOST 2021년 10월 8일자 <첨단 장비용 서보모터 품귀 "가격은 두 배, 납기는 세 배"> 참조).

국내 중소⋅중견 장비업체들로서는 국산 업체를 대체재로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관계자는 “과거라면 납기가 길어지더라도 일본 브랜드 서보모터를 기다렸을텐데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LS메카피온은 물론, 하이젠모터⋅RS오토메이션⋅코모텍 등 국산 서보모터 브랜드들에게 모처럼만의 기회가 온 것이다.

한 서보모터 유통업체 대표는 “서보모터 품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향후 1~2년간 LS메카피온이 고개사들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향후 이 시장에서 국산 브랜드들에 대한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며 “고객 대응과 단가 측면에서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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