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무역분쟁으로 억눌려 있던 수요 해소되면서 매출 성장
신사업으로 반도체 테스트베드 구상중

서플러스 글로벌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내부/자료=서플러스 글로벌
서플러스 글로벌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내부/자료=서플러스 글로벌

반도체 중고장비업체 서플러스글로벌이 올해 연간 매출 2000억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2000억원 돌파는 지난 2005년 관련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며, 중견 반도체 장비 제조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2년간 억눌렸던 중국 수요, 올해 급증

서플러스글로벌은 지난 상반기 매출 1051억원, 영업이익 146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회사 SMIC가 10조원 규모 반도체 공장을 신설키로 하는 등 관련 투자가 늘고 있어 하반기에도 상반기 못지 않은 실적이 기대된다. 특히 지난 2년간 미중 무역 분쟁 여파 탓에 중국 내 파운드리 투자가 저조했는데, 올해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연간 매출 2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서플러스 글로벌 매출자료/자료=서플러스 글로벌
서플러스 글로벌 매출자료/자료=서플러스 글로벌

서플러스글로벌은 직접 반도체 장비를 제조하지는 않고, 중고장비를 매매하는 회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선두권 D램 회사에서 장비를 매입해 국내외 파운드리 업체에 공급한다. 파운드리는 선단 공정 뿐만 아니라 레거시 공정 생산 비중도 높은 만큼, D램 업체가 사용하지 않는 장비도 비싼 값에 매각할 수 있다.

파운드리 입장에서는 설비 투자에 따른 자본지출을 절감할 수 있고, 신규 장비 대비 짧은 납기도 장점이다. 최근 신규 장비 반입에 최장 1년 이상 걸리는 것과 달리, 중고장비는 즉시 선적이 가능하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미국 GE캐피털이 제일 처음 시도했다. 그러나 GE는 미국 금융위기 때 해당 사업에서 철수했으며, 현재 호주의 맥쿼리와 일본의 리스회사들 같은 금융회사들이 서플러스글로벌과 경쟁한다. 선두권 업체 중 중고장비를 전문으로 다루는 회사는 서플러스글로벌이 유일하며, 관련 매출 규모면에서도 1위다.

서플러스글로벌은 반도체 업체들과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반도체 중고장비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500여개가 넘는 매입처와 DB하이텍⋅TSMC⋅SMIC 등 3000여개가 넘는 매출처를 기반으로 18년간 약 2만여대 장비 거래 경험을 쌓은 게 강점이다.

회사는 1년에 1000여대의 장비를 매입처에서 구매하고 매출처에 판매한다. 서플러스글로벌의 매입 재고 장비 규모는 9월 기준 약 900억원에 달한다. 매출 대비 재고자산이 많은 것 같지만, 3년 내에 70%가 팔려 나간다. 

최근 서플러스글로벌은 경기도 용인시 남사읍 신사옥으로 이전했다. 기존에 평택 및 용인 4개 사업장으로 흩어져 있던 중고장비 전시장을 2만1000평 규모 전시장으로 일원화했다. 덕분에 고객사가 한 자리에서 필요한 장비를 직접 살펴보고 데모 시연까지 해 본뒤 구매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서플러스 글로벌 용인 클러스터/자료=서플러스 글로벌
서플러스 글로벌 용인 클러스터/자료=서플러스 글로벌

300㎜ 테스트베드 연말 셋업

서플러스글로벌은 신사업으로 반도체 테스트베드를 구상 중이다. 테스트베드는 세계적인 반도체 연구소인 벨기에 IMEC을 모델로 삼았다. 국내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소재⋅부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이를 라인에서 테스트하는 과정이 필수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소재⋅부품 업체들이 직접 테스트 라인을 구성하지 않고도 제품을 평가해 볼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회사로서는 시황 변동이 심한 장비 사업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서비스 매출을 기대할 수 있고, 소재⋅부품 업체를 잠재적인 고객사로 유치할 수도 있다. 테스트베드는 올 연말 셋업이 목표다. 

유경호 서플러스글로벌 경영지원팀장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램리서치 같은 장비회사가 생산하는 신규 장비 납기가 점점 늘어나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리고 있다“며 “이 때문에 중고장비가 가지는 장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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