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지 종합 회사 되겠다"
향후 M&A 및 JV 설립 의지 밝혀

LG화학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 사업 영역에 10조원을 투자한다. 해당 자금은 신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소재와 2차전지용 소재, 신약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14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3대 신성장 동력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신 부회장은 "ESG 경영에 부합하면서도 기존 사업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 3가지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2025년까지 ▲친환경 소재 ▲이모빌리티 소재 ▲글로벌 신약 개발 등 세 가지 사업 영역에 각각 3조원, 6조원, 1조원을 투입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① 친환경 소재 (3조원)

우선 친환경 소재 분야에서는 연내 친환경 제품 국제 인증 기관인 ISCC로부터 인증 받은 제품군을 확대한다. 현재 LG화학은 ISCC(International Sustainability and Carbon Certification)로부터 국내 기업 최다 수준인 9개 제품에 대해 인증을 획득한 상태다. ISCC 플러스 인증을 받은 세계 최초 '바이오 밸런스드' SAP(고흡수성 수지)를 이달부터 본격 생산한다. 해당 제품은 식물성 바이오 원료와 화석 원료를 함께 사용해 자기 무게에 200배 달하는 물을 흡수할 수 있다. 기저귀 등 위생 용품에 적용 가능하다. 미국·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공급된다. 

PBAT(생분해성 고분자 폴리부틸렌 아디페이트 테레프탈레이트) 역시 향후 시장 성장성을 고려해 연내 생산 설비 착공에 들어간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분야에서는 PCR(Post Consumer Recycled) 제품을 꾸준히 연구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PCR ABS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이를 PVC(폴리염화비닐)까지 분야를 확대한다. 신 부회장은 "예를 들어 화장품 용기의 경우 그동안 재활용이 어려웠으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스타트업인 이너보틀과 연구 개발 상용화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원재료 확보를 위해 국내 친환경 원료 업체들과 조인트 벤처(JV) 등을 추진한다. 바이오납사·옥수수 등 식물성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 발전 단가가 석유 화학과 거의 같거나 더 낮아짐을 고려해 태양광 패널에 사용되는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등에도 사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 /사진=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 /사진=batterykilns

② 이모빌리티 전지 재료 (6조원) 

이모빌리티(e-mobility) 사업에는 총 6조원이 투입된다. LG화학은 세계 최대 전지 종합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2년 39조원 수준인 전지 소재 시장은 2026년 100조원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양극재 ▲분리막 ▲접착제 ▲탄소나노튜브(CNT)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게 LG화학 측 설명이다. 

생산 규모 측면에서 보면 이 회사는 양극재 생산 능력을 2026년까지 26만톤으로 늘린다. 작년 대비 약 7배 늘어난 수준이다. 연간 6만톤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경북 구미 공장도 12월 착공에 들어간다. 리튬, 코발트 등 메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광산 업체들과 조인트 벤처를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제련·정련 업체들과도 다양한 형태로 협력을 이어나간다. 

분리막은 기술력과 시장성을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M&A 혹은 조인트벤처 설립이 진행된다. LG화학은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 도전재 시장 공략을 위해 CNT 생산 능력을 2025년까지 3배 이상 확대한다. LG화학은 지난 4월 1200톤 규모의 CNT 2공장 증설을 완료했다. 연내 3공장 착공을 준비 중이다. 향후 음극 바인더와 방열 접착제 등에도 선제적으로 자금을 투입한다. 

LG화학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 중이다. /자료=LG화학

③글로벌 신약 (1조원) 

신약 개발 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혁신 신약 2개를 보유하는 게 목표다. 1조원의 자금이 R&D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된다. LG화학은 특히 당뇨·대사·항암·면역 등 4개 전략 질환군에 집중한다. 신약 파이프라인도 올해 11개에서 2025년 17개로 확대한다. 현재 LG화학은 미국 보스턴 현지에 연구 법인을 설립하고 임상 전문 인력도 지속적으로 확보 중이다. 

신 부회장은 현재 가장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신약으로 통풍 치료제를 꼽았다. 미국 임상 2상 결과 유효성 및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내년 초 임상 3상에 본격 돌입해 2027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LG화학은 희귀 비만 치료제 등 연구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전지 재료 사업의 경우 이 업체는 올해 조직 개편을 통해 산재돼 있던 음극 바인더, 양극 분산재, 방열 접착제 등의 사업을 첨단산업본부로 일원화했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외 공급망 다각화 여부에 대한 질문에 신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공급 중심이 되는 것은 바뀔 수 없다"고 단언하면서도 "공급망 변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현재 고객사의 해외 생산 거점과 얼라인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10조원의 자금 조달 방식에 관해서는 LG에너지솔루션 분사를 통해 LG화학 내 자금 여력이 오히려 충분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시점은 현재 진행 중인 상장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연내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하더라도 LG화학이 70~80%에 달하는 절대적 지분을 보유한다는 사실을 변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