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독일 폴크스바겐에서 추진중인 MEB(Modular Electric Drive Kit) 플랫폼용 배터리 첫 수주업체로 LG화학이 선정됐다. 첫 수주는 유럽 향(向)으로, 하반기 진행될 북미 지역 수주전에서 유지한 고지를 선점했다.

 

폴크스바겐은 MEB 플랫폼을 이용해 10년간 전기차 64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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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에서 추진중인 MEB 플랫폼 개념도 / 폴크스바겐 제공

 

2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폴크스바겐 MEB 플랫폼용 배터리 모듈 첫 수주전인 유럽향 MEB용 배터리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배터리 납품단가를 크게 낮춰 경쟁사들을 제쳤다.

 

MEB 플랫폼은 폴크스바겐이 양산 예정인 전기자동차 구동부 플랫폼이다. 공통된 구동부를 개발한 뒤 모델에 따른 차체와 현가장치(서스펜션) 등 개별 부품을 조립해 전기차를 완성한다. 모델에 따라 구동부 크기가 달라 들어가는 배터리 용량도 다르다. 

 

앞서 지난해 9월 폴크스바겐은 파리모터쇼에서 최초로 MEB를 적용한 콘셉트카 ‘I.D.’를 선보였다. 이 차량은 2020년부터 양산된다. 폴크스바겐은 이 차량 최대 주행거리를 600km(유럽기준)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럽기준 최고 주행거리 300km인 신형 BMW i3 두배다. i3는 에너지량이 33KWh다. 완성차 소비 전력이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I.D.용 MEB플랫폼 배터리 에너지량은 66KWh내외로 추정된다. 폴크스바겐은 10년간 MEB플랫폼 64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서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배터리 업체들이 많다.

 

문제는 가격이다. 당초 폴크스바겐은 배터리 가격을 기존 자동차용 배터리 가격 대비 30% 저렴한 1KWh당 100달러로 정했다. 일반적인 자동차용 배터리는 1KWh당 150달러 수준이다. 과도하게 낮은 공급 가격에 배터리업계서 고민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자동차 배터리 수요 급증으로 코발트⋅리튬⋅인조흑연 등 소재 가격이 높아져 배터리 원가는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LG화학은 이같은 업계 고민을 뒤로하고 폴크스바겐이 최초 제시한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유럽지역 수주로 북미 등 타 지역 MEB용 배터리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초기 수주 가능성이 높았던 국내 타 업체는 LG화학이 제시한 가격이 너무 낮아 유럽지역 납품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높은 기술 수준도 관건이다. 업계는 MEB 플랫폼에 들어갈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셀 1kg당 250~300Wh 수준으로 예상한다. 현재 자동차용 배터리 업계 선두주자인 국내 업체들의 자동차용 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1kg당 170~190Wh다. 배터리 업계가 1kg당 250Wh 에너지밀도 기술을 어떻게 구현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2018~2019년까지 에너지밀도 1kg당 200Wh 수준 배터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폴크스바겐에서 요구하는 성능 구현을 위해 NCM비율 8:1:1 배터리가 개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NCM배터리 양극재에서 가장 이상적인 비율이다. 배터리 소재 압착 과정에서 내구성이 약한 니켈이 성질을 잃어 제조가 쉽지 않다. 국내외 배터리 업체들은 이 문제해결방법을 적극적으로 연구중이다. 현재 LG화학이 이 비율을 맞춘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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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에서 제조하는 중대형 배터리./LG화학 제공 

 

한편 폴크스바겐 MEB 배터리 수주전은 올해 하반기 중국, 북미 향이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중국 향 배터리 수주에 참여한다. 무섭게 성장중인 중국 업체들과 치열한 수주경쟁이 예상된다. 업계에선 폴크스바겐이 중국 정부와 자동차업계로부터 견제를 덜 받기 위한 방법으로 중국 배터리 업체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중국 업체들 중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예상되는 업체는 CATL이다. CATL은 중국 내 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 기술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업체 중 유일하게 해외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협업한 경험이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몇 년 전부터 BMW와 공급계약을 맺어 배터리를 공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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