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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각) BMW는 순수 전기차 ‘i3’의 배터리 용량을 50% 늘린 2017년형 모델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올 여름 양산될 2017년형 i3는 기존 60암페어(A)였던 배터리 용량을 94A로 높여 주행거리를 기존 160km에서 최장 300km(유럽 기준)까지 늘렸다. 에어컨⋅히터를 켠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도 200km 이상 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KIPOST가 2015년 9월 2일 보도한 <삼성SDI, BMW ‘i3’용 배터리 용량 50% 늘린다>와 부합한다. KIPOST는 삼성SDI와 BMW가 공동 개발 중인 i3용 대용량 배터리 향후 개발 로드맵을 파악해봤다.


 

삼성SDI, 2018년 목표 120A 배터리 개발 중

 

 

BMW i3에는 배터리 모듈 8개가 탑재된다. 각 모듈은 12개의 셀이 채워져 있어 결국 i3 한 대에 총 96개의 배터리 셀이 들어가는 구조다. 

 

이 같은 배터리 팩 구조는 기존 i3나 2017년형 i3가 동일하다. 배터리 팩 구조를 변경하지 않고 용량을 60A에서 94A로 늘렸다는 것은 배터리 내부 밀도를 높였다는 뜻이다. 음극재⋅양극재의 부피 당 밀도를 높이고, 배터리를 보호하는 캔 두께를 줄여 더 많은 양⋅음극재가 내장되도록 구조를 혁신했다.

 

BMW와 삼성SDI의 최종 목표는 현재와 동일한 구조에서 배터리 용량을 120A까지 늘리는 것이다. 양산 목표는 2018년 1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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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3 내부 구조. 배터리팩은 96개의 셀을 합친 구조다. 차량 하부에 장착된다. /BMW 제공

 

자동차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배터리 용량을 120A까지 늘리면, 항속거리는 최대 400km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가솔린 자동차의 일반적인 항속거리 500~600km에 근접한 수치다.

 

그동안 전기차는 짧은 항속거리 탓에 도심형 이동수단 정도의 용도에 그쳤다. 항속거리가 400km로 늘어나면, 도시간 이동수단으로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충전 주기를 늘릴 수 있어 잦은 충전에 따른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다. 일반적인 도심 내 주행 환경이라면 1주일에 한 번 충전으로 매일 출퇴근 할 수 있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형 i3용 배터리는 현재 월 25만셀(2600대분) 정도씩 생산하고 있고, 2018년 1분기 부터는 120A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라며 “94A 배터리는 과도기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끈끈해지는 BMW와 삼성SDI, 독일 공장 직행 하나

 

삼성SDI와 BMW가 자동차용 배터리 부문에서 협력 관계를 늘려 가면서, 삼성SDI의 유럽 현지화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SDI는 2017년 헝가리 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했는데, 2018년 이후 독일과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가 헝가리 외에 유럽 내 추가 기지 건설을 검토 중인 이유는 자동차용 배터리 무게 때문이다. 자동차용 배터리 무게는 최소 200kg이 넘어 물류 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간다. 

 

기존 60A 배터리팩 무게는 235kg에 달하며, 새로 출시된 94A 배터리팩의 무게는 이보다 50kg 무거운 285kg이다. i3가 생산되는 독일 라이프치히까지 비행기로 실어 나르기는 비용 문제가 크고, 배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2017년 헝가리 공장이 가동된다고 해도 헝가리에서 라이프치히까지는 차로 9시간 거리다. 역시 적지 않은 물류비를 감당해야 한다. BMW는 물론 세계 최대 완성차 회사인 독일 폴크스바겐그룹 역시 삼성SDI에 독일 내 배터리용 공장 건설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형 BMW i3에 탑재된 삼성SDI 94Ah 배터리 셀 (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SDI가 개발한 94A용 자동차 배터리 셀. /지디넷코리아 제공


삼성SDI는 지난해 폴크스바겐 산하 고급차 브랜드인 아우디와 전기 SUV용 배터리를 공동 개발키로 합의한 바 있다. 

 

삼성SDI의 자동차용 배터리 라인은 1개(월 25만셀)당 1000억원 정도의 투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 시안 공장 투자금(2개 라인 2억달러)을 고려해 추정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는 2020년까지 완성차 생산 공장이 있는 대부분 지역에 배터리 공장을 현지화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한국⋅중국에 이어 헝가리⋅독일⋅미국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공장을 신설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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