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PEF)와 같은 투자사들이 알짜 반도체 회사 찾기에 나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투자회사들은 반도체 업황 호조세를 맞아 적절한 투자처를 찾고 있다. 업계는 올해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고 부를 만큼 호황을 예상한다. 기존 투자는 지속하면서 새로운 반도체 투자처를 찾는 모양새다.

KB자산운용은 2011년부터 반도체 장비업체 케이씨텍에 꾸준히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 6.43%%였던 지분은 작년 10.29%까지 두배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케이씨텍의 시가총액도 4월 기준으로 1560억원에서 4925억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4년부터 한미반도체에 투자해 2015년에는 8.39%까지 지분 투자를 늘렸다가 현재는 6.19%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같은 기간 한미반도체의 시가총액은 4월 기준으로 3357억원에서 4476억원으로 늘어났다.

기존 주력 투자영역을 줄이고 반도체쪽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가는 투자사도 생겨나고 있다. UTC 인베스트먼트는 원래 곤충 단백질 회사와 같은 바이오 영역에 주로 투자를 주로 해 왔다.  이번에는 반도체 분야에 투자처를 찾고 있다.

UTC 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 분위기와 더불어 국내 회사 및 도시바 관련 회사들 중에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에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며 “투자를 염두에 둔 회사는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외국 투자사들도 있다”고 말했다.

투자회사들이 반도체 관련 국내외 업체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투자사들이 반도체 회사에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크게 보는 점은 수익성과 성장가능성이다. 즉 투자 후 몇 년 안에 수익을 낼 수 있느냐와 기술력에서 어떤 강점을 보유하고 있느냐를 중점적으로 살핀다는 것이다. 투자 방식은 보통 지분을 사들이거나 아예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반도체 성장 가능성은 여러 측면에서 감지된다. 삼성전자와 삼성LED 사장 출신인 김재욱 대표가 이끄는 투자회사 BNW 인베스트먼트는 반도체 장비업체 코미코에 2013년에 300억원을 투자해 코미코는 지난달 말 상장됐다. 코미코의 매출액은 2014년 706억원에서 지난해 94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72억원에서 177억원으로 상승했다.

BNW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수익률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투자비용대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3일 기준 코미코는 공모가 1만3000원 보다 높은 1만835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시가총액은 1482억원이다.

반도체 호황과 더불어 낸드플래시 세계시장 점유율 2위인 일본 도시바가 매물로 나온 것도 투자사들의 구미를 당겼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45%에 이를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기를 맞아 기존 투자사들뿐만 아니라 새롭게 반도체에 투자를 결정하려는 투자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며 “알짜 기술력을 보유하고 미래에 수익을 낼 수 있는 회사를 찾기 위한 투자사들의 경쟁도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photo
케이씨텍 최근 5년간 시가총액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네이버 금융)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